에세이
사계절의 순환을 아는 이들은 지혜롭다 그들은 겨울이 끝이 아니라는 걸 안다
마른 가지 안에 새싹이 움트고 있다는 것을 안다 어느 겨울 지금은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있다
"지윤아, 저 나무 가지 끝을 봐라 어떠냐 푸른색이 보이지 않니?" 새싹들을 틔우려고 푸른 기운들을 담고 있단다"
당시 내 눈에 보이는 건 갈색 나뭇가지들 뿐이었지만 아빠가 보신 건 봄이셨을 게다
사계절의 순환을 아는 이들은 그래서 기다림을 안다 인고의 세월을 거쳐 우리가 이뤄 낸 승리의 결과들을 돌이켜보자 성급한 듯 성급하지 않다
한국인들이 특유의 "빠름~~ 빠름~~"이란 문화를 갖추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우리 민족은 기다리는 데 이골이 난 민족이다
참을성이 대단한 민족이다
원하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쟁취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건 당연하지만 승리의 소식이 들리기까지 쉽지 않은 그날이 오기까지 참고 기다리자
다음은 내가 좋아하는 안도현 님의 시이다.
<그날은 절대로 쉽게 오지 않는다/ 안도현>
그날은 절대로 쉽게 오지 않는다.
그날은 깨지고 박살 나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다음에 온다.
그날은 참고 기다리면서 엉덩이가 짓물러진 다음에 온다.
그날은 그날을 고대하는 마음과 마음들이 돼 섞이고 걸러지고 나눠지고 침전되고 정리된 이후에 온다.
각자에겐 각자의 그날이 있을 터이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갖고 기다리는 각자의 그날들이 있을 터이다 다들 그날이 올 때까지.....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