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신춘문Ye

이의 고백

신춘문Ye

by Ye



제시어: 몸




[단독] 이 씨 “‘돌도 씹어 먹는다’ 전설…. 내가 한 일 아냐, 모두 내려놓겠다.”


이 씨는 젊은 시절 돌도 씹어 먹었다고 알려지면서 오랜 시간 의지와 강인함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그런 그가 최근 충격 고백을 했다. “사실 제가 한 일 아닙니다.” 이 씨는 덤덤한 목소리로 진실을 털어놓았다.



Q: 최근에 돌을 씹어 먹은 게 자신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그렇다. 나 혼자서 한 일이 아니다. 사실상 잇몸이 했다고 봐야 한다. 잇몸이 내가 저작할 때마다 음식물과의 마찰을 견뎌냈다. 가장 힘든 부분을 맡았다.



Q: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부분은 이를 지지해주던 잇몸이 약해지면서 이가 흔들리고 빠지는 거다. 잇몸은 이가 없을 때나 쓰는 존재가 아니다. 잇몸이 있기에 내가 있다. 사실 나도 그동안은 양치질 한 번에도 피 흘리는 이 분홍빛 친구를 연약하다고 무시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나를 보호하느라 그 많은 피를 흘린 거였다.



Q: 그동안 적극적인 해명이 없었던 이유는?

이: 철이 없었다, 돌을 혼자 씹어먹었다고 생각한 게. 어릴 땐 다 내가 잘나서 된 줄 알았다. 얼마 전 잇몸이 퇴축되면서 내 동료가 뿌리째 뽑히는 사건이 있고서야 반성을 했다. 그동안 우리를 감싸주느라 고생한 잇몸의 공로를 널리 알리고, 혼자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Q: 고백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vs 잇몸 논쟁이 뜨겁다.

이: 그건 꼭 머리 없는 몸이나 몸 없는 머리 중 고르라는 것 같다. 하나만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 모두 제 역할이 있는 거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오징어, 쥐포를 뜯어먹는 구강구조에서 살기 위해서는 서로서로 의지해야 한다. 이 세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제일 먼저 잇몸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저를 믿고 응원해준 많은 분들에게도 죄송하다. 모든 걸 내려놓고 자숙하겠다. 그리고 더 좋은 저작(咀嚼)으로 보답하겠다. 감히 작은 바람을 말하자면 이 세상이 받은 대로 앙갚음하는 ‘이에는 이’보단 서로 돕는 ‘이에는 잇몸’에 가까웠으면 좋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개소리도 번역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