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신춘문Ye

[팩트체크] 대학 가면 여자친구 생긴다?

신춘문Ye

by Ye


작문 제시어: 가면




[팩트체크] 대학 가면 여자친구 생긴다?


팩트체크 시작합니다. 구전설화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대학 가면 여자친구 생긴다”, “대학 가면 살 빠진다”. 대학 가면 자동으로 살이 빠지고 이성 친구가 생긴다는 주장입니다. 민간에서 뿐 아니라 각종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진 얘깁니다. 정말 대학에 가면 여자친구가 생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 이런 허위 주장이 퍼졌는지 설명해 드리죠. 우선 오늘(30일) 오후 모 대학 캠퍼스에 가봤습니다. 곳곳에 커플들이 보이지만 솔로 역시 적지 않게 눈에 띕니다.


[김상원/대학생: 안 생겨요.]


선생님 말만 믿고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왔지만, 여자친구는 생기지 않았다는 게 실제 대학생의 설명입니다.


그럼 왜 이런 허위 주장이 나왔을까요? 영상 보시죠.


소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교사나 학부모입니다. 고3 담임 선생님인 김 씨는 매일같이 대학에 가면 이성 친구가 생긴다고 얘기합니다. 교실 안에는 ‘공부하면 배우자 얼굴이 달라진다’라는 급훈도 붙어있습니다.


[김지현/교사: 지금은 참아. 공부 잘해서 대학만 가면 예쁜 여자친구 만날 수 있어, 이런 식으로 말하죠. 아이들이 보상이 있어야 열심히 하는데, 그걸 빨리 이루면 사기가 떨어지니까, 최종 목표인 대학으로 미루는 거예요. 대학 가면 다 보상받을 수 있다, 이렇게…….]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구열을 높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생을 먼저 살아본 이들이 청소년에게 더 나은 삶을 설계해주려고 한 게 소문의 계기였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좋은 조건이 풍족한 삶으로 이어지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해당 소문이 학생들의 자유의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이미선/학부모: 보상을 걸어두고 삶을 교묘하게 설계하려고 하는 거죠. 연애는 서로 소통하고 맞춰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과정인데, 그런 건 싹 무시하고 대학 가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처럼 가르치고 있어요. 대학 가면 여자친구 생길 수도 있지만, 안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게 현실이에요. 그렇지만, 대학 졸업 후! 대기업 가면! 예쁜 여자랑 결혼할 수 있습니다. 그걸 제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었어요.]


결국 학부모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가면 여자친구 생긴다’부터 ‘대기업 가면 성공한다’까지, 우리 사회에는 ‘행복 유예 증후군’이 만연합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기 때문에 가짜 뉴스를 앞세워서라도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평생 현재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찾고 주체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물러나서 지켜봐 줄 때입니다. 팩트체크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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