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by 에투왈

작년에는 걷는 시간이 유난히 부족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지쳐 있었고, 이러다가 어쩌면 과로사로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매일 조금씩 걷기로 결심했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1킬로 남짓 거리다. 그동안 그 길을 습관처럼 매번 버스를 타고 다녔다. 막상 걸어보니 15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다행히 그 길가에는 조그만 개천이 하나 흐른다. 언제나 외로울 때면 친구처럼 곁에 있는 풍경이 있는 곳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그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위해, 그 사진들을 매일 지인들에게 보내는 일도 함께 시작했다.


눈이 오면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걷고 싶다. 온 세상이 눈으로 덮이면 내 마음도 순수하게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새하얀 눈은 나를 미지의 세계로 이끄는 것 같다.


올해 첫눈이 내렸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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