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己 앞의 生(자기 앞의 생)

마담 로자

by 에투왈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

무척 진부한 얘기 같지만, 로맹 가리는 이 해답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을 떠난 것 같았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시대 상황을 알 필요가 있다. 아마도 콩쿠르상은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젊은, 전혀 얼굴이 알려지지도 않은, 무명의 작가에게 수상의 영광을 준 것이 아닐까.

프랑스 68 혁명, 밥 딜런, 존 바에즈, 히피 등 지성이 깨어나는 시기였고 이스라엘 건국, 지금도 끝나지 않은 잇단 중동전쟁, 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반전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 소설은 쓰였던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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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 Dylan - Blowin' in the Wind (Official Audio)



https://youtu.be/088DhELIqw8?si=DvWNrNPjhoNOq-ks



모모(모하메드)는
빈민가에 사는 거리의 아이로 이 소설 주인공이다. 아랍인이고, 남의 물건에 손을 잘 대고, 악동 기질이 있다. 하지만, 이웃에게는 다정한 친구이며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지자 그녀를 잘 돌봐준다.

로자 아줌마는
유대인이고 매춘부 출신이다. 69세의 늙고 병든, 정신착란과 치매에 걸려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녀는 프랑스 파리의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7층에 살고 있고, 창녀들이 낳은 아이들을 맡아 돌보며 힘겨운 삶이 끝나길 소원한다.

모모는 엄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가끔 찾아오기도 하지만 모모의 엄마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모모의 엄마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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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모모가 엄마를 그리워한다. 애정 결핍을 느꼈을 것이고 그래서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으려는 행동을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저마다의 결핍을 가지고 있다. 유대인, 아랍인, 성소수자 등등 비주류 이거나 아웃사이더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도와주며 사랑하며 살아간다. 특히 로자 아줌마와 모모는 서로 의지하며 한 가정을 이뤄 살아간다.

여기서 잠깐 우리 귀에 아직도 남아 있을 '모모'라는 노래가 기억난다. 1978년에 발표된 노래인데, 自己 앞의 生(자기 앞의 생)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노랫말이라고 한다.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바로 이 노래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 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갯짓하며
날아가는 니스의 새들을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인간은 사랑 없인
살 수 없단 것을
모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땐 '니스'가 페인트 칠하는 니스 인지 무슨 말인지 몰랐었다. 이제야 로맹 가리가 살았던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란 걸 알게 되었고 이 노래의 의미도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스토리는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우선 <나의 아저씨>가 생각난다. 이선균과 아이유의 인간애와 조기축구 회원들의 따뜻한 배려.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의 결말, 라 에스메랄다의 시체를 안고 먼지처럼 사라져 간 콰지모도. <시네마 천국>에서 토토와 알프레도의 아름다운 우정이 그것이다.

유대인에 대한 반감과 갈등이 최고조로 달했던 드레퓌스 사건이 잠잠해진 후, 로맹 가리는 어머니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했다. 소설은, 이민자의 나라 프랑스의 사회의 어두운 뒷모습을 보여 준다. 화려한 무대 뒤에 감춰진 마이너들의 삶과 애환을 말하는 거라 생각했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삶과 사랑이다. 로자 아줌마와 그녀를 사랑하는 모모.

소설 속 로자 아줌마는 어떤 의미일까?
사실은 우리 모두가 로자 아줌마는 아닐까?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게 많은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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