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미트 프라이드 치킨을 먹어보다

한국의 대체육도 어메이징 하다고!

by 박경아


지난 비건페스타 리뷰를 찾아보다가, 위미트의 인기가 대단했다는 글을 여럿 발견했습니다. 현장 사진을 봤는데 너무 비주얼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한번 시켜봤습니다.

박스를 열자마자 조리법과 재활용 안내서가 들어있었습니다. 이런 디테일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냉동 포장 방법이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최대한 플라스틱류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위미트의 노력이 보였어요.

위미트는 1회 한정으로 맛보기 사이즈로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대체육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처음 도전할 때 두려움이나 의문 (이게 맛있을까?) 이 생길 수 있는데요, 양과 가격을 조절하며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친구 J와 함께 먹어봤어요. 곧 스페인에 가서 가기 전에 한번 려고 만난 건데, 집에 도착해서 짐 풀때 오늘 생일이라는 기습 고백을...... 저희 둘 다 생일을 그다지 챙기지 않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만나기 전에는 말해줄 수 있잖아요?ㅋㅋㅋ 급하게 와인을 한 병 샀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치킨을 맛있게 에어프라이 트레이에 놓는 것일 뿐.... 열심히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위미트에서 제시한 레시피대로 180도에서 8분 동안 구워줬고, 중간에 한번 뒤집어 줬습니다. 너무 쉽고 간편하네요.


오븐 옆에서 와인 마시며 얘기하는데, 솔솔 피어오르는 치킨 향기에 둘 다 놀랬어요. 조리하는 동안 매우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완성되었어요. 동봉된 양념소스와 함께 접시에 담았습니다. 양념소스가 되게 독특한 맛이 나요.

위미트의 결을 보고 싶어서 반으로 갈라 봤어요. 비욘드 미트 같은 제품은 조리 후를 봤을 때 제품 자체가 굉장히 고기 같은 느낌이 있는데, 위미트는 외관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위미트와 같은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위미트에서 말하는 ' HMMA 공법'을 한번 찾아봤습니다.

출처 : lestritz extrusion technology

위미트 대체육에 사용된 HMMA 공법은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물과 섞은 뒤 압출기로 가열·압출·냉각 과정을 거쳐 제품을 만듭니다. 해당 기술은 보통 위 사진 같은 크고 비싼 장비가 필요한데요, 위미트는 기존 주방 설비로 생산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요. 머니투데이 인터뷰에 의하면 “작은 점포에서도 설치해 쓸 수 있는 ‘비압출기 방식 대체육 제조 프로세스’를 개발해 특허출원했다고 하네요.

HMMA는 High moisture meat analoge의 줄임말입니다. 즉 수분을 많이 많이 함유하고 있는 대체육 제조기술이죠. 식물단백추출가루를 넣고(dry mix), 원재료에 따라 물을 50~70%의 가량의 물을 넣은 뒤 압출하는 방식입니다.

짜파게티나 라면에 들어있는 고기처럼 생긴 형태의 식물성 단백질, 즉 우리가 흔히 인식하고 있는 콩고기를 tvp라고 하는데요, 고수분압축방식은 비슷한 설비에 cooling die라고 하는 냉각 설비가 하나 더 있는 형태라고 합니다. 35% 내외로 들어가는 tvp방식과 달리 물도 많이 투하되고요. 고수분 압축방식으로 만들어진 대체육은 좀 더 결이 느껴지는 근육 형태의 질감이 만들어진다고 해요.


원단백질은 복합적인 4차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들이 기계 안에서 부러지고, 열과 압력을 받으면 구조 변화가 발생합니다. cooling die에서 반죽물을 식히는 과정을 통해 공유결합과 비공유 결합의 재구성과 형성을 발생시키고 이것이 섬유형태의 구성로 이어지는 원리인 것이죠.

그래서 위미트의 프라이드 제품은, 마치 치킨을 먹는 것과 같은 결의 질감을 느낄 수 있고, 닭과 같이 탱글탱글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 둘 다 채식을 실패한 경험이 있는 논비건인데요, 친구는 만약 닭강정의 가격이 위미트 제품의 가격과 비슷하다면 무조건 이 제품을 먹을 거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저도 공감했고요. 다른 평에서는 햄 맛이 났다, 밀가루 맛이 났다는 이야기가 좀 있었는데 저는 그렇게 거슬릴 정도로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장르의 치킨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위미트는 특정 가축 종의 모든 특성을 모사하는 것을 최종적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소 지방의 느끼함, 닭고기의 비린내와 같이 우리는 기존 고기에서도 기호적 불편감을 느끼곤 합니다. 위미트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호적 경험을 선별하여 기존 고기보다 더욱 맛있으면서 건강한 옵션으로, 기존 육류를 직접적으로 대체하지 않지만 대신할 수 있습니다.


위미트는 고기의 미래를 그려 갑니다.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마차가 최선의 대안이었으나 더 이상 사용되지 않듯, 고기를 가축으로부터 얻는 방식도 구식 기술(Antiquated Technology)이 될 것입니다. 위미트는 기존 고기의 한계를 넘어 더욱 풍부한 맛과 건강함, 그리고 지구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고기의 가장 바람직한 대안을 만들어 갑니다.


저는 위미트에서 제시하는 비전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혹자는 '어떻게 고기를 가축으로부터 얻는 방식이 구식 기술이 될 수 있는가. 육식은 인간의 본성이며 영원할 것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 도 있겠죠. 하지만 세상은 그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변화시킨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시간에도 그 가치를 믿는 이들이 연구하고 개발하며 놀라운 제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고요. 어떠한 가치를 믿고, 거기에 온 힘을 쏟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매우 무서운 폭발력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식물성 단백질 시장의 잠재력은 거기에 있습니다.


재구매의사 : 매우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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