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요거트 액티비아를 먹어보다.

식물성 요거트의 시장이 조금씩 열리다

by 박경아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라는 책에 나온 일러스트를 보고, 집에서 두유로 요거트를 만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항상 구비해 놓는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을 한봉 뜯어 두유에 넣고, 유산균이 먹을 당을 첨가해주었죠. 일반요거트같은 점성은 아니었지만, 로션 정도의 점도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발효된 시큼한 맛이 계속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맛을 잡기 위해 홍차도 넣고, 코코아 파우더도 넣고 여러 가지를 해 봤지만 결국에는 꾸준히 먹을 맛이 안 나오더라고요. 일반 요거트에 비해 맛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 작업을 한 일주일 하면서 다른 제품들은 뭐가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근데 찾기 힘들더라고요. 몇몇 생산업체가 있었는데 택배로 받아야 하고 , 잘..... 사라지더라고요. (눈물) 식물성 요거트 시장이 규모적으로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로부터 일 년, 드디어 마트에서도 식물성 요거트를 만나볼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오늘은 풀무원에서 출시한 식물성 요거트 블루베리 맛을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풀무원 다논은 액티비아 시리즈로 유명하죠. 풀무원다논는 앞으로 식물성 요거트 제품을 공격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위 제품은 3개월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컵을 넘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요거트(Yogurt alternatives)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식물성 요거트는 기존 요거트의 주원료인 우유 대신 코코넛, 콩, 오트 등의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요거트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살린 새로운 형태의 요거트입니다. 기본적으로 베이스에 미생물을 넣어 발효시키는 구조적 차원에서는 일반 요거트와 동일한 방식입니다. 결국 질감, 관능평가적, 장기저장적 관점에서 어떤 젖산 균주가 식물유래 성분과 적합한가? 가 연구자와 개발자가 풀어야 할 영역인 것이지요. (c.Plant-Based Alternatives to Yogurt: State-of-the-Art and Perspectives of New Biotechnological Challenges)

처음으로 먹어보는 상업적 (?) 식물성 요거트입니다.

일반 엑티비아와 비교해봤을 때 포화지방이 높고, 식이섬유가 있고, 칼슘이 적은 것 정도의 차이점이 있네요. 나머지는 비슷합니다.

뜯어봤습니다. 뚜껑은 한번 핥아주고 버렸습니다. 저도 고고하게 그냥 버리고 싶으나, 아직 어렸을 때의 습관을 버리가 어렵네요

질감은 일반 요거트에 비해 더 되직하네요. 마트에서 판매하는(그릭요거트가 되다 만) 그릭요거트의 꾸덕함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코코넛 베이스이다 보니까 코코넛 향이 매우 짙습니다. 여기서 취향이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평소 코코넛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코코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제품은 좀 힘들 것 같아요. 코코넛의 개성이 아주 강합니다. 저는 코코넛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코코넛의 농후한 맛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라 매일매일 먹기는 좀 힘들 것 같아요. 하지만 가끔 별미로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제가 많이 해 먹고 있는 오버나이트 오트밀에 한번 넣어보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몇 스푼 떠먹고 약 60g 정도 넣어줬습니다. 말차와 블루베리가 잘 어울릴까 걱정했지만 코코넛과 말차가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라고요. 잘 먹었습니다.


평점: 3.5/5

재구매 의사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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