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어둠 속에서
불꽃이 바알갛게 움직인다
허름한 입구는 도깨비 불로 밝았고
사람들은 입장한다
나란히 꽁꽁 얼굴을 싸매고
거무스레한 얼굴로
장작불 앞에서 하품을 째지듯 한다
오늘은 돈지갑을 큰걸 샀어
꽃무늬 바지를 입은 아줌마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야
비닐 보따리 한가득 들고
모델처럼 걸어간다
땀방울을 쏟는 낡은 트럭
오늘도 꽉 찬 무대를 준비해야지
엉킨 머리카락, 입김에 젖은 남자
엑스트라는 불쌍하다
김이 모락모락 새벽 식당
밥을 하는 노파의 피곤한 얼굴
손주들이 밥을 챙겨 먹을까
벽 시계가 똑딱똑딱
혼자 시간을 세다 말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야 일어나! 단막극장 보러 가야지
아침 여섯 시
여명이 밝아 오는 곳
그곳에는 폼 나는 배우들이
일곱 빛깔 무지개를 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