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시골 동네 어귀
빛바랜 간판 가게
덜컹거리는 문을 열자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가
구수한 사투리로 객을 맞는다
어서 오이소
주인 손때가 묻은 발그레한 진열장
뽀얀 먼지 입은 물건이 고개를 들고
이리저리 살피는 내 시선에
조그만 가게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있을 건 다 있다는 할머니의 신나는 자랑
괜찮다 가겠다는 객을 붙잡고
설탕 가득 시원한 미숫가루물을 주고
동네 구경 잘해라 토닥여주는 할머니의 정겨움
뒤돌아본 구멍가게는 당신의 꽃밭이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