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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 Apr 10. 2024

구멍가게 할머니의 정겨움

발표작_ 23.7



낯선 시골 동네 어귀

빛바랜 간판 가게

덜컹거리는 문을 열자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가

구수한 사투리로 객을 맞는다


어서 오이소


주인 손때가 묻은 발그레한 진열장

뽀얀 먼지 입은 물건이 고개를 들고

이리저리 살피는 내 시선에

조그만 가게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있을 건 다 있다는 할머니의 신나는 자랑


괜찮다 가겠다는 객을 붙잡고

설탕 가득 시원한 미숫가루물을 주고

동네 구경 잘해라 토닥여주는 할머니의 정겨움

뒤돌아본 구멍가게는 당신의 꽃밭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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