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2)
1.
그런데 정신분석에서 이야기하는 꿈이란 언어로 분석되는 것이다. 언어로 분석된다는 것은 꿈에 합리적인 작동법칙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꿈이란, 세계의 고정관념으로부터 억압된 내밀한 언어들이 자유롭게 배열된 상태를 뜻하기 때문이다. 꿈 속에서 나는 세계를 지배하는 지도자일 수도 있고, 우주의 끝을 찾아 떠나는 모험자일 수도 있다. 또한 이제는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첫사랑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또 다른 나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의식이 그러한 욕망의 단어들을 억압하여 꿈의 세계로 밀어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꿈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나의 은밀한 욕망은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나의 쾌락원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현실세계를 지배하는 쾌락원칙이란 간단하다. 사회가 허락하는 만큼만 욕망하라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망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또한 윤리적 기준이 존재해서, 그것을 넘어서는 쾌락을 추구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온전한 욕망은 억압되어 꿈의 세계로 밀려나고, 현실세계에서는 허락되고 있는 안전한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다. 문명이 개인을 억압하는 과정에 의해서, 우리의 안전하지 않은 꿈은 저 너머로 밀려나고 만다.
이 노래는 "꿈의 끝, 테두리, 경계(ふち)"에 대해서 다룬다. 매우 애매한 장소선택이다. 꿈이면 꿈이고, 현실이면 현실이지, 꿈의 경계에 대해서 다룰 것은 무엇인가? 어쩌면 꿈이란 매우 위험한 장소여서가 아닐까. 가사에도 나오듯이, 꿈에서 단지 너라면 모든 것이 곤란하지 않고, 무엇이든지 희생할 수 있다. 그만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지만 왠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사랑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오직 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곤란한 사랑이라면, 현실세계에서 계속 욕망하기에는 위험한 것이다.
2.
프로이트의 분석사례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아들의 관을 지키다가 잠시 잠이 든 아버지는, 꿈 속에서 아들의 외침을 듣는다. "아버지, 내가 불타는 것이 보이지 않나요?" 아버지는 놀라서 잠에서 깨고, 촛불이 쓰러져 관을 덮은 천이 불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라캉에 의하면 아버지가 꿈에서 깬 이유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이거나 불꽃의 느낌이 강렬해서가 아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에 강력한 책임을 느끼고 있었고, 그러한 죄책감이라는 정동이 꿈에서 그를 덮쳐오자, 두려워진 나머지 꿈에서 도망쳐 현실로 깨어난 것이다.(슬라보예 지젝, 하우 투 리드 라캉. 참조)
이 곡의 첫 부분, 나선의 계단에서 추락하듯이, 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꿈의 시작이란 변증법의 진행과정처럼 나선방향을 그리며 이루어지지만 그 계단에서 추락한다는 것은 다음을 뜻한다. 꿈이란 나의 내밀한 욕망을 드러내지만, 동시에 그 욕망은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닌 끔찍한 것이므로 나의 존재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환상의 주문으로부터 깨어나 현실로 도망치는 것이 좋겠지만, 이 노래는 꿈의 바구니를 소중히 옮겨서 당신의 곁에 머무르고 싶다고 말한다. 이러한 끔찍한 생각까지 나의 욕망이라면, 그리고 이것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끔찍한 나 자신의 실제 모습이라면, 꿈과 현실의 사이, 그 경계에 멈춰서 당신 곁에 머무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곡의 장소가 꿈도 아니고, 현실도 아닌, 꿈의 경계인 것에는 이유가 있다. 포기하기에도, 전적으로 갈구하기에도 불안하며 두렵고 초조함이 가득한 것이 바로 나의 본래 욕망이다. 그러므로 애매모호한 태도로 경계에 머무르겠다는 것이다. 그런 장소, 꿈도 아니고 현실도 아닌 내버려진 제3의 장소는 모두에게 버려졌다고 하더라도, 온전한 나만의 장소일 수 있다. 이 앨범의 제목이 Stock, 재고인 것처럼, 꿈의 경계 또한 버려진 장소에서 발견하는 "나"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2021-10-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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