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son lips
앨범 Stock의 곡들은 대부분 사랑을 소재로 한다.
사실 대중가요의 대부분은 사랑을 소재로 택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만큼 인간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음악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어 공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겪어본 체험, 그 중에서 가장 강렬한 것을 소재로 해야 한다. 인생에 있어서 강렬한 체험 중에 하나가 사랑일 것이다. 그래서 만남과 작별에 대한 소재. 그것이 대중가요에서 최고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이 곡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독약"과 "장미"라는 테마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장미는 아름다운 꽃이지만 가시가 존재한다. 독약은 말 그대로 위험함을 상징하는 것. 장미와 독약은 전부 위험의 요소를 상징하고 있다.
사실 사랑의 본질은 이처럼 독약과 장미와 같은 것이다. 그건 위험한 순간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모든 생활패턴이 무너진다. 평온하게 유지되던 일상이 깨져버린다. 항상 사랑의 대상을 생각하게 되고, 그 울렁거리는 순간으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다. 가슴의 답답함이 사라지지 않고 무슨 일을 해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이란 질병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사랑 그 자체가 독약이나 장미와 같다. 장미처럼 겉으로는 아름다운 것이지만 가시가 있어서 내 존재를 갉아먹는다.
그런데 이 노래의 마지막은 당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소망을 말하면서 끝난다. 사랑이라는 독약이 발라진 입술. 그 독약의 입술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앞의 곡에서 진리의 순간을 견딜 수 있냐는 윤리적 질문이 나왔었다. 이어지는 Poison lips에서는 사랑의 순간, 단 한순간 존재하는 진실의 순간이 사라져버린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를 물어본다.
나카모리 아키나의 노래가 항상 그렇듯이, 이 노래의 결론도 마찬가지이다. 진실을 지키겠다는 것. 나에게 한 순간이라도 의미가 있었던 그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입장에 서면서 노래는 끝난다.
따라서 다음 곡이 사랑의 여신을 찬양하는 노래, 더 나아가 낭만주의에서 그렇게도 찾고싶어했던 진리의 여신을 찬미하는 노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