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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Dec 25. 2022

고요한 것이 불안한 사람에게.

 내 마음의 고요함은 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지만 문이 닫혀있어 얼마나 빠른지, 얼마나 불안한 것인지 모르는 상태.

하지만 순간이라도 조용하면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

정적인 것을 좋아하지만 노래가 틀어져있지 않으면 공허한 상태.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한 완전치 못한 상태.

난 고요한 것이 늘 불안하다.


 나의 인생드라마인 "나의 아저씨"의 주인공 이름은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불안한 삶 속에서 편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또 다른 주인공인 '박동훈'은 우리의 시대를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집안의 가장이지만

그가 견뎌내는 우울함과 고통은 한 번도 편해본 적 없는 '지안'의 삶과 별 다를 바 없는 인생이다.


 내가 지금 살아가는 인생도 겉으로 보기에 지극히 평범하지만 순간의 고요함이 찾아오면 나도 모르게

걱정과 고민을 다시금 만들어가며 해결책이 없는 고민을 수없이 한다.


 강신주 철학자가 어느 방송에서 인생은 매 순간 힘들다고 했다.

어릴 땐 어려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 힘들고 어른이 되면 책임감으로 힘들고 한 순간도 힘들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순간의 행복한 기억들로 나머지 힘든 하루들을 버티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한다.


 다른 이의 고민을 주로 듣는 직업 중 하나인 나는 인사담당자이다.

결론은 나의 인정적인 대답보다 냉소적인 회사의 규정과 규칙을 주로 대답하게 되지만 그들의 이야기에는 각기 다른 걱정과 불안이 있다.

다만 이런 고민들을 극복해내거나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문제에 대해 의연하다는 것.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저 눈앞에 나에게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해보는 것.

그렇게 하니 걱정과 고민들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렇듯 나는 나처럼 고요한 것이 불안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유리창을 내릴 것을 권해본다.

바람이 많이 불 때 유리창을 굳게 닫으면 고요함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흔들린 마음의 작은 틈새가 벌어지면 흔들리고 때로는 센 바람에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틈새로 들어온 바람은 때로는 생채기를 입히기도 한다.


 고요한 것이 불안해서 내 마음의 유리창을 굳게 닫는 방법보다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유리창을 활짝 내리면 그 바람이 가고자 하는 순리대로 지나가 버리게 되니 오히려 쉬울 수 있다.

그렇게 걱정과 불안 고요함을 있는 대로 받아들이는 연습하는 것이 불안함을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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