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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Oct 31. 2023

미국 풍경사진의 패러다임을 바꾼, 로버트 아담스

The final strength in really great photographs is that they suggest more than just what they show literally. Rovert Adams

정말 훌륭한 사진의 마지막 강점은 그야말로 보여주는 것 이상을 암시한다는 것입니다.

로버트 아담스(Rovert Adams)는 미국 서부(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레곤 주)의 풍경사진으로 유명한 미국 사진가입니다. 로버트 아담스의 흑백사진은 인간이 자연에 가져 온 변화를 기록하며 엄숙한 명상을 제공합니다. 

현대 미국 풍경사진은 19세기에는 광활한 자연을 담은 티모시 설리반이 있었고, 1930년대의 에드워드 웨스턴, 안셀 아담스, 마이너 화이트 같은 사진가들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감동적으로 재현한 사진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미국 풍경사진은 1970년대 들어서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합니다. 순수한 풍경사진이 아닌, 인간에 의해서 변형되고 훼손된 풍경을 중립적으로 기록하는 사진가들의 등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러한 사진을 ‘새로운 지형학적 사진(New Topographics)’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지형학적 사진의 특징은, 사진을 보는 사람의 감수성을 억지로 자극하지 않고, 무미건조하게 대상을 재현함으로써,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최종적인 판단을 맡기는 것입니다. 로버트 아담스도 이런 새로운 지형학적 풍경사진의 기본적인 태도를 사진에 담고 있습니다.

로버트 아담스 사진 갤러리


○ 프렌켈 갤러리  https://fraenkelgallery.com/artists/robert-adams 

○ 매튜 마크스 갤러리  https://www.matthewmarks.com/artists/robert-adams


1981년 자신의 에세이집 ‘Beauty in Photography’에서 ‘현실을 외면한 채 아름다움만 쫒는 것이 과연 옳은가? 진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보면서 위안을 얻는 이유는 인간의 로맨틱한 이기심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1960년대 후반, 들판을 가로막은 고속도로와 가느다란 전신주, 광활한 산의 능선을 배경으로 초연하게 서 있는 규격형 주택, 주유소 지붕에 가려 보일 듯 말 듯한 산등성이등을 촬영한 ‘The New West’시리즈가 로버트 아담스를 세상에 알린 시리즈입니다.


로버트 아담스는 산업화, 도시화로 변해가는 도시의 외곽 풍경을 단순하게 표현했습니다.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무덤덤하고 고요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 낸 문명의 결과물을 기록함으로써 시대를 반영하고 문화적인 풍경을 담아냅니다.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그가, 학교를 관두고 본격적으로 사진가의 길을 택한 1970년대 중반, 인간이 남긴 흉터를 안은 자연을 주제로 한 ‘From the Missouri West’나 ‘LosAngeles Spring’시리즈, 그리고 핵 시설의 그늘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담은 ‘ Our Lives and Our Children’등 로버트 아담스와 관련된 지역의 다양한 풍경을 담아 왔습니다. 

60여권의 사진집과 여러 권의 에세이를 출간한 로버트 아담스는 오레곤에서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No place is boring, if you’ve had a good night’s sleep and have a pocket full of unexposed film.

밤에 숙면을 취하고 주머니에 노출되지 않은 필름이 가득하다면 어떤 곳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 로버트 아담스

Silence is everywhere. In the thunder, in the wind, in the cry of pigeons, even in the door of a tightly closed pickup truck

고요(Silence)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천둥 속에도, 바람 속에도, 비둘기들의 울음소리에도, 심지어 굳게 닫힌 픽업트럭의 문에도 – 로버트 아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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