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은 ‘테두리’나 ‘틀’을 뜻하는 말로 사진의 사각형 파인더를 프레임이라고 합니다. 주제가 되는 피사체를 둘러싸는 프레임은 그 자체로 주제를 부각하는 방법입니다. 카메라가 가진 사각형 프레임 안에 또 다른 프레임을 만들어 주제에 집중하는 시각적 효과를 노립니다.
프레임은 미술의 구도나 구성과 같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입니다. 프레임은 사진을 구성하기 위한 사각형 포맷이지만, 단순하게 창이나 틀이라는 개념에 한정해서는 안 됩니다. 사각형 틀이나 틈새, 구멍, 나뭇가지, 울타리, 터널, 문, 인체 일부분, 교각 등 프레임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다양합니다.‘ <멋진 사진 촬영 좋은 사진을 만드는 사진 디자인 p191, 채수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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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프레임은 단순하게 피사체를 담는 경계를 넘어서, 사진가의 선택과 의도를 구체화하는 매개체입니다. 프레임을 통해서 사진가는 ’현실을 어떻게 구성하고 표현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삭제와 첨가‘라는 행위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의도를 구체화합니다. 이것은 프레임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에서 말하는 "선택의 자유와 책임"을 구현하는 실존적 선택의 순간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프레임은 사진 속 세계와 바깥 세계를 구분하는 경계선이면서, 사진가의 시선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하는 도구입니다. 프레임 속 요소는 사진가가 ’첨가‘하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첨가는 의도적 선택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창조적 행위입니다. 프레임 밖으로 배제된 요소는 ’삭제‘된 것입니다. 삭제는 사진가가 부정확하거나 본질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요소를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첨가 : 의도적 선택을 통한 적극적 의미 생성의 과정
삭제 : 비본질적 요소 제거를 통한 본질의 부각 과정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생 라자르 역 뒤에서(1932)‘는 프레임 설정의 대표적인 사진입니다. 브레송은 도약하는 남자의 순간을 포착하면서, 주변 도시의 복잡한 환경은 프레임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선택은 그 순간의 역동성과 시간성을 강조하며, 관람자가 사진 속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결과입니다.
프레임은 사진가의 본능적 관찰(신체적인 직관)과 의도적인 선택(결정)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본능적으로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하려는 욕구와, 특정한 메시지나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지가 부딪힐 때 프레임 설정이 복잡해집니다. 직관과 본능은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사실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윤리적 본능과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지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아마존 원주민 사진 중에 ’야와나와 부족‘ 사진은 미학적 본능과 의식적인 목적이 균형을 이루는 훌륭한 사진입니다. 인류학적 기록이라는 의지(의식적 목적)와 미적 구도에 대한 직관(본능)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프레임의 설정 방식은 사진가마다 다르며, 이는 결과물에서 뚜렷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요소를 첨가하고 삭제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기술적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행위로 발전합니다.
따라서 프레임은 단순히 장면을 구성하는 형식적 요소가 아니라, 사진가의 미적 판단과 철학적 관점, 실존적 선택이 투영되는 창조적 경계입니다. 이 경계에서 사진가는 세상을 재구성하며, 자신의 시선을 관람자와 공유함으로써 사진을 예술로 승화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