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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Nov 03. 2017

천국의 계단;Unknown People

엘리베이터 고장을 바라보는 나의 자세

오늘은 엘리베이터 고장, 계단이 흉물스럽다.

때때로 낮선 사람에게 업히고, 안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든다. 당연한 감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퇴양난인 것이다. 괜한 미안함과 죄스러움이 표정과 말투에 묻어나는 순간. 진짜 장애인이 된다. 초면인 서로가 어색하다.

당연한 도움은 아니지만, 그러한 감정으로 이 순간만큼은 짐짝처럼 업혀가는 진짜 장애인이란 말이다.

더 쿨한척, 고맙고 감사할 지언정 미안해하지 말자는것이 나름 경험에서 쌓인 일종의 노하우다.

찐한 동정이나 배려가 묻어나야할 이 순간에도 이름모를 등짝에 업혀 "내가 거쳐야할 이동의 또 다른 수단이야" 라며 그 외 감정은 제껴둔다.

업혀서 오르는 3분, 일상생활 참 어렵다.

....아 차를 사면 되겠구나 ㅡㅡㅋ
"나도 알아요, 그 사실을 그 이유를~♬"


이름 최충일.

집에서는 "아빠, 남편, 아들"이고
직장에서는 사회복지사 또는 "최 선생님",
무대위에선 "엄지왕자",
친구들은 "쪼까니"(키가 작아서)라 부른다.

그리고 지체2급 장애인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다양한
호칭과 별명을 갖는다.

그러나 "장애인"은 내게
호칭도 별명도 될수 없는 단어다.

어릴때 동네 꼬마들이 놀릴때 빼고는...
평소 사람들이 "장애인 안녕?"
이라고 한적은 없었다.

"장애인"이란 단어는 나의 삶가운데
지극히 한정된 상황에서만 불려지는
어색한 "middle name"이다.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졸업,
대학생활 힙합에 빠졌고 지금도 사랑한다.
직장이 있고 결혼하여 아빠가 되었다.
삶의 행복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싶다.

장애인이 아닌 아빠,남편,래퍼,직장인,아들로써...
삶의 다양성과 일상을 타이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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