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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Jan 02. 2018

아들의 키, 아빠의 작은 키

나만의 두려움

"나, 나, 아빠보다 키 크면 안되는데 큰일이네,
그래도 아직은 아빠보다 작아서 다행이야...근데 내가 더 커지면 어떡하지?"

아들의 키 1m 10cm
아빠의 키 1m 17cm
추격이 머지 않았다.ㅋㅋ

아들의 질문은 내게 또 다른 고민과 적절한 대답을 요구한다.

그냥 아빠가 아닌 "지성이만의 아빠"로서 적절한 대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아들의 이러한 질문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거나 무시한다면, 아들 또한 그 질문의 답을 찾지 못하고 아빠를 숨길 것 만 같은 두려움이 있다.

사실 그 두려움은 대상의 실체, 나를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 나 스스로도 정의하지 못해 아들의 질문을 피하고 싶은 두려움.

'아들의 질문에 완벽한 정답은 없다.'라고 나는 믿는다. 순간순간 질문에 반응하는 나 자신에 대한 당당함 없이 그 어떤 정답도 없어 보인다.

아빠의 당당함은 보여지는 키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다. 그 전까지 이런 질문들에 피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당당해지자. 그렇게 하자.


이름 최충일.

집에서는 "아빠, 남편, 아들"이고
직장에서는 사회복지사 또는 "최 선생님",
무대위에선 "엄지왕자",
친구들은 "쪼까니"(키가 작아서)라 부른다.

그리고 지체2급 장애인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다양한
호칭과 별명을 갖는다.

그러나 "장애인"은 내게
호칭도 별명도 될수 없는 단어다.

어릴때 동네 꼬마들이 놀릴때 빼고는...
평소 사람들이 "장애인 안녕?"
이라고 한적은 없었다.

"장애인"이란 단어는 나의 삶가운데
지극히 한정된 상황에서만 불려지는
어색한 "middle name"이다.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졸업,
대학생활 힙합에 빠졌고 지금도 사랑한다.
직장이 있고 결혼하여 아빠가 되었다.
삶의 행복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싶다.

장애인이 아닌 아빠,남편,래퍼,직장인,아들로써...
삶의 다양성과 일상을 타이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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