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지왕자 aka C FLOW May 27. 2018

유물론적 관점과 관념론적 관점

비주류로 평가되는 삶

어릴때 간혹 '난쟁이'로 놀림 받았다.

과거 ‘난쟁이’로 불리며 프릭쇼(freak show)에 자주 등장했던 ‘저신장장애’는 지체장애 중 변형장애에 속한다. 과거에는 꽤 두드러진 장애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장애등급 중 최하위인 6급4호 또는 6호로 분류된다.

난쟁이에 대한 전통적인 ‘시선’과 비장애인 기준의 ‘높이’로 인한 저신장 장애의 문턱들, 신체 비율의 이상으로 인해 쉽게 피로해지고 뼈의 변형으로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며, 오래 걸으면 쉽게 통증을 느끼고 무거운 것을 들기 힘든 것과 같은 신체적 고통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어제 나는 교육 중 교육생들에게 과제를 주고 발표하게 했다. 그들에게 공통점은 보여지는 것들에 대한 스스로의 저항이 담겨있었고, 보도자료의 통계만 있었다. 나는 그것을 예상했다.

유물론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들 다시말해 비장애인이 측정하는 기준,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에 우리도 끼여맞춰서 하는 인식개선교육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것에는 나의 보여지는 것들로 서비스와 정책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내 삶의 양식. 보통의 삶을 추구하고자 살아가는 것들. 큰 흐름에서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비장애인들은 이러한 '관념론적 관점'으로 장애를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장애인 당사자가 인권강사를 해야하는 당위성은 여기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장애혐오 사회에서, 유물론적 관점에서 장애인은 평생 주류에 속할 수 없는 비주류의 문화로 '저평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삶, 보통의 삶이 다르지 않음을 '비주류'로 분류될 수 없는, 섞여만 할 존재임을 끊임없이 알리고 싶다.

TV 드라마, 영화, 연극, 뉴스, 광고에서 나의 삶을. 장애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유쾌하게 보여준 적 있는가. 그것을 문화로서 주류 사회에 속했던 적이 있는가.

나의 사회참여는 여기에서 부터 출발한다.


이름 최충일.

집에서는 "아빠, 남편, 아들"이고
직장에서는 사회복지사 또는 "최 선생님",
무대위에선 "엄지왕자",
친구들은 "쪼까니"(키가 작아서)라 부른다.

그리고 지체2급 장애인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다양한
호칭과 별명을 갖는다.

그러나 "장애인"은 내게
호칭도 별명도 될수 없는 단어다.

어릴때 동네 꼬마들이 놀릴때 빼고는...
평소 사람들이 "장애인 안녕?"
이라고 한적은 없었다.

"장애인"이란 단어는 나의 삶가운데
지극히 한정된 상황에서만 불려지는
어색한 "middle name"이다.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졸업,
대학생활 힙합에 빠졌고 지금도 사랑한다.
직장이 있고 결혼하여 아빠가 되었다.
삶의 행복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싶다.

장애인이 아닌 아빠,남편,래퍼,직장인,아들로써...
삶의 다양성과 일상을 계속 쓰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하는 장애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