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서 미안합니다.
취객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내 휠체어 보조바퀴에 걸려 자빠졌다.
이미 그의 눈빛은 이성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일부러 넘어뜨렸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도 이미 그가 취한 것으로 봤겠지만 내가 무시하고 지나치기에 욕설이 심했고 나를 못 가게 막았다.
이미 오를 때로 오른 취기와 분노로 꽉 찬 그분께 대화는 어려웠고 똑같이 화내는 것은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 짧은 순간이지만 그렇게 판단했다.
5분 정도 지났을 텐데 그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다. 평생 들을 욕은 다 들은 것만 같은 이른 저녁... 난 이 와중에도 내 옆에 아내와 아들이 없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슬프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먹먹함.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