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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Apr 13. 2016

생산적 가치를 지닌 존재

돈..내가 벌면 되잖아.

돈이 뭐길래

집에서 주는 거나 받아먹고 가만히 있었으면

계속해서 주는 거나 받아먹고 안전하

살고자 하는 고집이 생겼을 것이다.


96년 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학교 컴터실에서 모뎀이 연결

 안되던 터가 신세계였다.


결국 어머니 앞에서 모뎀 달아달라고

졸졸 따라다니며 노래를 불렀다.


마치 장난감 사달라는 애들 처럼..

결국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다.


98년 모뎀으로 조피디 1집 전곡을

수시간 동안 다운로드했다.


전화비가 50만원 나왔을때 하루종일 어머니께

잔소리 듣다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돈..내가 벌면 되잖아~!"


돈을 번다는것은 나도 생산적 가치가 있는

존재 되는 것으로 여겼고,

그것 자체가 장애를 넘을 수 있을것 처럼

돈만 있으면 될 것처럼 소리쳤다.


그 사이 모뎀은 구닥다리가 되었다.

마치 컬러TV 옆에 먼지 쌓인 흑백TV 처럼..


이순신이 나오던 초고속 인터

"메가패스" 쓰고 싶었지만 쉽지않았다.


월드와이드웹은 가상이지

지금 보다 짜릿한 혁명이었다.


돈=자립..


나는 자립이라는 거대하고도 보이지않

무형의 산물과 싸우기 보다 돈을 버는 것

더 명확해 보였기에 거기서 부터 시작하고자 했다


돈을 번다는 것은 부모님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삶을 누릴수 있는 정당한 소비의 권리인 동시에

당당해질 수 있는 절대적 힘으로 다가왔다.


자녀를 키우면서


그러던 내가 34살이 되었고 가정을 이뤘다.


아들이 가끔 화를 내며 나처럼 말한다.


"오렌지 먹고싶어, 딸기 먹고싶어,

초코빵! 피자,치킨..장난감..

놀이터 갈꺼야..코코몽 볼꺼야!!"


나는 말한다.

"안돼..항상 먹고 싶은걸 아빠는 다 줄수 없어..

밥 다 안먹으면 안 사줄꺼야,

오늘은 마이쮸만 먹자..

밖에 먼지가 많데 지금 코코몽 보러 나가

지성이 아야한데.."


나의 어린 시절 기억과 말들이

아들의 말과 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부모가 되니 조금은 알겠다.


그리고 삶이 고단할 수록 그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 엄마의 잔소리와 나의 고집, 엄마의 눈물.


삶을 공유하는 방법은 "소통"이 있는 진솔함이다.

삶의 가치와 스토리를 온몸으로 펼치자!


세상이 우리를 끌어안을 수 있게

더 뜨겁게 펼치자!


이름 최충일.

집에서는 "아빠, 남편, 아들"이고
직장에서는 "선생님",
무대위에선 "엄지왕자",
친구들은 "쪼까니"(키가 작아서)라 부른다.

그리고 지체2급 장애인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다양한
호칭과 별명을 갖는다.

그러나 "장애인"은 내게
호칭도 별명도 될수 없는 단어다.

어릴때 동네 꼬마들이 놀릴때 빼고는...
평소 사람들이 "장애인 안녕?"
이라고 한적은 없었다.

"장애인"이란 단어는 나의 삶가운데
지극히 한정된 상황에서만 불려지는
어색한 "middle name"이다.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졸업,
대학생활 힙합에 빠졌고 지금도 사랑한다.
직장이 있고 결혼하여 아빠가 되었다.

삶의 행복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싶다.

장애인이 아닌 아빠,남편,래퍼,직장인,아들로써...
삶의 다양성과 일상을 타이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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