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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Jun 12. 2024

세계의 시각장애인의 축제에 담심포의 점자촉각책 소개

2024 서울 국제 시각장애인 뮤직페스티벌 & 아트마켓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뮤직페스티벌

토요일 담심포의 공식적인 행사가 있었다. 내가 암을 만나고, 수술과  치료를 하면서 공식적인 행사일정은 잡지 않았다. 특히 이번과 같이 피로도가 높고 변수가 많은 야외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전화가 왔다.

점자촉각책을 개발할 때부터 매년 점자촉각교구재를 기증등을 협력하는 한빛맹학교의 한빛재단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큰 행사를 주최한다.  이름은 2024년 세계 국제 시각장애인 뮤직 페스티벌이다. 세계 최초로 진행하는 행사라고 했다. 총괄기획하는 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다.  이번에 뜻깊은 행사라 담심포와 함께 하고 싶어 연락을 하셨다고 한다.  


감사했다.

나의 몸도 많이 회복되고 컨디션도 아주 좋아 피로도와 변수가 많은 야외행사진행도 가능할 것 같았다. 연락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한지가 한 달 전이었다. 행사준비는 간소하게 했다.  그동안 개발한 점자촉각교구재들을 세계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비가 온다.

본행사는 2시지만 행사준비를 위해 9시에 도착했다. 집에서는 8시에 출발했다. 비가 온다. 많이 온다. 가는 동안 걱정이다. 금방 그칠 것 같지는 않은 비지만 오후에는 비가 그친다는 일기예보를 믿어본다. 시각장애인들의 축제인데 비가 오면 안 되는데... 11시까지만 내리고 그쳤으면  하고 날씨요정에게 기도했다. 2시까지는 젖은 땅의 물기가 마를 테니까...

비시각장애인도 비가 오는 날은 불편한 게 많다. 시각장애인의 경우는 말을 더할 필요도 없이 보행이 더 힘들어진다.  국내 시각장애인을 위한 행사가 많지 않다. 그래서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행사장에 도착한 9시쯤부터 비가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행사장은 야외고 잔디밭이다.  


행사에 참여한 분들도 테이블에 박스를 올려놓고 하늘만 쳐다본다. 이대로라면 취소해도 이상하지 않은 날씨다. ( 얼마 전 양주시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회암사지 왕실축제날 비가 내려 하루 동안은 행사가 취소되었다.  날씨가 좋아 전날 진행하지 못한 행사를  함께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의 시각장애인 행사는 마지막 날이다.  3일 동안 진행한 뮤직페스티벌의 시상식과 중요한 공연들이 있다.  전국에서 시각장애인 음악인들이 버스를 대절했을 것이고, 이른 아침부터 출발했고, 지금 즘이면 어느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가 그칠 거라는 믿음으로 행사준비를 마쳤다.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다.  비가 그칠 거라는 바람을 담아 짐을 풀었다. 준비한 예쁜 테이블보도 정갈하게  펼쳤다. 이 행사를 위해 얼마 전 빈티지 샵에서 구입한 책선반에 묻은 빗물을 닦아내고 교구재들을 정성껏 정리했다.  시각장애인들이지만 저시력시각장애인들도 있고 비시각장애인들도 함께 하는 축제니 예뻐야 한다.

조화는 시각장애인들이 다치지 않게 신경 써서 자리 잡았다.  향기 좋은 인센트도 피웠다.  향 선택에 고민을 많이 했다. 시각장애인은 향에 민감하니까.. 자연의 향으로 준비했다.    나무자체를 태워 향을 만들어낸다.

다치지 않게 전선들도 정리하고, 테이블도  안쪽으로 당겨 햇빛과 혹시 모를 빗물에도 젖지 않게 자리 잡았다.   우리가 행사정리를 마치는 것을 지켜보던 다른 팀들도   조금씩 박스를 풀며 짐을 정리한다.

비는 그칠 거다. 꼭!






해가 보였다.

11시가 지날 즘 비가 조금씩 줄어든다.  구름에 보이지 않던 해도 보인다. 이제 조금씩 내리는 비만 그치면 된다.  행사가 진행되기 전 이른 점심을 먹으러 식권을 받은 식당으로 갔다. 메뉴는 갈비탕이다. 식당은 분주했다. 식당에는 같은 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한다.  시각장애인들이다. 벌써 많은 분들이 행사를 위해 일찍 도착했고 식사 중이다. 12시가 채 되지도 않은 시간이고 본행사 시간보다 2시간이나 이른 시간이다.


해 뜬 하늘을 보며 먹는 갈비탕은 참 맛있다.

우리도 식당 창밖의 날씨를 보면서 식사를 했다. 우산을 가져왔지만 식당을 오는 동안 비는 오지 않았다.  우리가 식사를 절반쯤 먹었을 때 관광버스 1대가 식당 앞에 주차를 하고 시각장애인들이 내린다.  어디에서 왔을까? 어떤 공연을 할까 궁금하면서 하늘을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운동화가 젖어 양말은 축축하지만 해가 뜬 하늘을 보며 먹는 갈비탕이 참 맛있었다.


비가 그쳤다.

2시 행사 개막선포를 했다. 비가 그쳤다.  햇살이 좋은 날씨다.

햇살에 준비한 우산을 쓰는 분도 있다. 다양한 분야의 시각장애인 음악인들이 그동안 정성껏 준비한 공연을 했다.  감동적이다.  우리도 손님을 맞았다. 아이들, 장애인, 관계자분들 다양한 분들에게 우리의 활동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공연을 마친 다른 나라의 시각장애인과 보호자분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모든 제품들을 꼼꼼히 만져보고 살핀다. 홍콩에서 오신 시각장애인분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4등을 하셨다.

멋지다고 좋다고 한다. 보호자분은 열심히 설명을 한다. 손으로만 만져서 모두 파악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함께 사용하는 교구재를 안내드리니  감탄을 하신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나는 참 기분이 좋다.






오늘은 세계의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

비가 내렸다 해가 떴다.  반복이다.  햇살이 뜨거운 날씨였다가 다시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다 다시 해살이 뜨겁다. 이런 날씨는 처음이다.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 인턴이 말한다.

"대표님 오늘 호랑이 장가가는 날인가 봐요"

"그러게요, 오늘은 세계에서 호랑이들이 모두 장가가는 날인가 본데요"

"맞아요. 벌써 비가 왔다 해가 떴다가 여러 번이었으니까요 "


윷놀이 한판 하실래요?

그래도 행사가 멈출 정도는 아니다. 관람 중인 분은 계속 우산을 쓰고 있다. 비가 오면 비를 피하고, 해가 뜨면 뜨거운 햇살을 피한다.  테이블을 안쪽으로 당겨놓길 잘했다.  비가 올 때는 비를 피하고, 햇살이 뜨거울 땐 햇살을 잠깐 피하기 위해 우리 공간을 찾는다.  

대학생 인턴은 그럴 때면 찾아온 손님들에게 " 윷놀이 한판 하실래요?"라고 장난스레 말을 건다.

아이들이 좋아한다. 점자윷놀이 주사위로 즐겁게 윷놀이 대결을 한다.  비를 피해, 햇살을 피해 잠깐 들른 분들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본다.


좋은 시간이다.

즐겁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공연과 행사였다. 나도 우리 팀들도 모두 즐겁게 공연을 관람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활동에 ) 도움을 주고 싶다는 공간디자이너 겸 박사과정 중인 교수님과도 좋은 만남과 대화를 가졌다. 시니어와 고립청년들의 건강식단에 고민 중인 공무원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날씨요정의 변덕이 있었지만 고마웠던 날씨였다.  

2024년 6월 8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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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참여형 봉사활동으로 제작해서 보급합니다)

두맘 DO.MOM (domom.kr)


이날의 일상루틴기록 영상

https://www.instagram.com/reel/C79P6ajvGTL/?igsh=ZG9ycW44NnJ0bW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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