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뭔지, 이렇게 끈질기게 이어지는 걸까

사는 게 뭔 의미가 있는 건지, 버지니아 울프의 흔들리는 마음

by 아이언맨

갱년기가 무섭긴 무섭다. 삶의 의미를 송두리째 뽑아 버리는 그 알 수 없는 슬픔, 눈물이라니. 여자만 그런 건 아니다. 남자도 갱년기가 있다. 여자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눈물 없던 남자도 갱년기에 눈물을 많이 흘린다. 영화를 보면서도.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의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미안하다'


우리는 늘 한발 늦는다. 그래도 끝까지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늦은 후에 혼자 마음으로 운다. 지켜주지 못한 사람, 함께 해 주지 못한 사람, 흘러가 버린 사람.





A hundred years ago her great - great - grandfather, Seymour Parry, who ran away with Conway's daughter, had walked down Bond Street.

백 년 전 그녀의 고조할아버지인 Seymour Parry가 Conway의 딸과 함께 도망을 갔었지. 본드 거리를 지나갔었지.


Down Bond Street the Parrys had walked for a hundred years, and might have met the Dalloways(Leighs on the mother's side) going up.

쭉 본드 거리를 따라 패리 가족이 백 년 동안 왕래했었지. 그리고 아마도 지나가는 댈러웨이 가족(어머니 쪽으로는 Leigh 가족)을 마주쳤을 거야.


Her father got his clothes from Hill's.

힐즈 가게, 아버지가 여기서 옷을 샀지.


There was a roll of cloth in the window, and here just one jar on a black table, incredibly expensive; like the thick pink salmon on the ice block at the fishmonger's.

창문 안에는 원단 한 롤이 보였고 이쪽 검정 탁자 위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비싼 항아리 하나; 생선가게의 얼음덩이 위에 놓인 두툼한 연분홍색 연어처럼.


The jewels were exquisite - pink and orange stars, paste, Spanish, she thought, and chains of old gold; starry buckles, little brooches which had been worn on sea green satin by ladies with high head - dresses.

매우 아름다운 보석들 - 핑크빛 그리고 오렌지빛 별들, 유리 보석, 스페인 풍, 그녀는 생각했다. 그리고 오래된 금 사슬; 별처럼 빛나는 버클들, 작은 브로치들은 머리를 높이 든 여자들이 입었던 바닷빛 초록 새틴 위에 달려 있었다.


But no good looking!

하지만 보는 것만으론 소용없어.


One must economize.

검소해야지.


She must go on past the picture dealer's where one of the odd French pictures hung, as if people had thrown confetti - pink and blue - for a joke.

그녀는 화랑을 지나쳐 가야 하는데, 거기엔 이상한 프랑스 그림들 중 한 점이 걸려 있었다. 마치 색종이를 뿌려 놓은 듯한 - 핑크색과 푸른색 - 장난처럼


If you had lived with pictures (and it's the same with books and music) thought Clarissa, passing the Aeolian Hall, you can't be taken in by a joke.

만일 당신이 그림을 좀 안다면 (그리고 그건 책과 음악도 마찬가지인데), 클라리사는 Aeolian Hall을 지나가면서 생각했다. 당신은 장난으로라도 현혹될 수가 없어.


The river of Bond Street was clogged.

본드 거리의 강은 막혔다.


There, like a Queen at a tournament, raised, regal, was Lady Bexborough.

거기에, 토너먼트에서의 여왕처럼, Bexborough 부인이 제왕처럼 높이 올려져 있었다.


She sat in her carriage, upright, alone, looking through her glasses.

그녀는 마차 안에 앉아 있었다, 몸을 바로 세운채, 홀로, 안경 너머 보면서.


The white glove was loose at her wrist.

손목엔 하얀 장갑이 헐렁했다.


She was in black, quite shabby, yet, thought Clarissa, how extraordinarily it tells, breeding, self-respect, never saying a word too much or letting people gossip; an astonishing friend; no one can pick a hole in her after all these years, and now, there she is, thought Clarissa, passing the Countess who waited powdered, perfectly still, and Clarissa would have given anything to be like that, the mistress of Clarefield, talking politics, like a man.

그녀가 입고 있는 검정 옷은, 하지만, 꽤 허름해,라고 클라리사는 생각했다, 참 이상스럽기도 하지 그건 , 혈통이나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어. 필요하지 않은 말은 한마디도 없어, 소문 이야기도 아랑곳하지 않아; 놀라운 분이야; 이 모든 해들이 지난 후에도 아무 흠을 잡을 수가 없어. 그리고 지금 저기 그녀가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클라리사는, 짙은 분을 칠한 채 꼼짝도 않고 기다리고 있던 백작 부인을 지나쳤다. 클라리사는 남자와 같이 정치를 이야기하는 그 클래어필드의 여주인처럼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을 것이다.


But she never goes anywhere, thought Clarissa, and it's quite useless to ask her, and the carriage went on and Lady Bexborough was borne past like a Queen at a tournament, though she had nothing to live for and the old man is failing and they say she is sick of it all, thought Clarssa and the tears actually rose to her eyes as she entered the shop.

그러나 그녀는 절대 어디에도 가지 않지, 클라리사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물어봐도 아주 소용없는 일이지. 그리고 마차는 지나갔고 Bexborough 부인은 토너먼트의 여왕처럼 지나갔다, 비록 그녀는 살아야 할 의미도 없었고, 그 나이 든 남자는 쇠약해지고 있고, 그리고 그녀가 이 모든 것에 싫증이 났다고 말들을 하지만, 하고 클라리사는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이지 눈물이 그녀의 눈에서 차올랐다. 그녀가 그 가게에 들어설 때.



Lady Bexborough 부인, 아들을 전쟁터에서 잃은 여인, 남편은 나이 들어 쇠약해지고. 위엄, 혈통이 다 무슨 소용이야, 클라리사는 갑자기 솟구치는 눈물을 막을 수는 없었다. 갱년기라서 그럴까, 아니면 인생이란 원래 그런 슬픈 것일까? 그냥 삶이 뭔지 모른 채 바보처럼 살아가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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