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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맨 Nov 07. 2016

미포에서 해운대를 지나 민락교까지

갈맷길 2-1 코스

해운대 海雲臺

바람처럼 구름처럼 정처 없이 떠돌던 해운 최치원 선생의 발걸음이 머물렀던 곳,


지난 여름 진한 해무가 해운대를 뒤덮었던 때가 기억난다. 해무는 구름처럼 달맞이 길에 걸려 해운대 고층 빌딩을 감싸고 있었다.

 

지나가던 구름은 고개를 넘지 못하고

정처 없는 구름은 잠시 쉴 곳을 얻었다.  


 

평생을 부산에 살면서

광안리나 송정은 그나마 자주 갔었던 성싶은데,  

해운대는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늘 발걸음을 아꼈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해운대 바닷가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오롯이 걸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부산에 살면서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일을 이제야 해 본다.


미포에서 출발한다.



앞을 바라보면 동백섬

뒤 돌아보면 와우산

파도는 그저 백사장을 물었다 뱉었다 한다

바다 저 너머로 가로 놓인 선, 수평선 

소나무 숲 너머로 세로 놓인 선, 빌딩



동백섬으로 들어선다. 소나무 냄새.


동백섬에는 세 길이 있다. 

첫째, 약1 km의 동백섬 일주도로

둘째, 해운 최치원 선생의 유적비가 있는 나지막한 동백섬 정상을 지나 전망대로 통하는 길 

셋째, 동백섬 일주 도로와 바다 사이로 난 해안 숲길


이 세 길은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옆에 있는 전망대에서 만난다.



동백섬을 벗어나면 갈맷길은 부산 최고의 고층빌딩 단지 마린시티로 들어선다.

유람선이 들고나는 선착장이 미포뿐 아니라 여기에도 있다.

부산에 오면 해운대에서 태종대까지 유람선을 타고 볼 일이다.



영화의 거리

마린시티를 감싸고 있는 방파제

천만 관객이 든 영화를 필두로 많은 관객이 들었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의 거리, 그 자체로는 그리 아름답거나 흥미롭지는 않지만

그 거리를 걷다 보면 점점 다가오는 광안대교를 눈여겨보는 맛이 있다.   



영화의 거리가 끝나는 곳에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있다.

경기장이라기보다는 계류장인 듯, 마린시티의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요트가 가득하다. 

 


요트경기장을 나오면 곧 민락교이다. 이제 이 다리를 건너면 다리 밑 갈맷길 9코스가 교차하는 지점에 갈맷길 2코스 중간 인증대가 있다. 


민락교 위에서 쳐다본 풍경은 온통 직선이 지배한다.



갈맷길 1코스는 어촌과 어촌을 이어주는 길이었다.

그 길에는 수평선, 갈매기, 숲이 있었고

어항과 등대, 그리고 오래된 역사가 곳곳에 숨어 있는 길이었다.


갈맷길 2-1코스는 여전히 바다와 함께 하는 길이지만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직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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