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지? 지금 현재 어떤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인지,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하고 싶은 아르바이트와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는 다를것이다.
“선생님, 저는 카페에서 바리스타 아르바이트 해보고 싶어요.”
“저는 편의점 야간 알바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조용해서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해보고 싶어요. 제가 단 걸 좋아해서요!”
청소년 진로 수업에서 아르바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아이들의 눈은 반짝이고, 말끝마다 기대감이 묻어납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1) 법적.제도적 제한으로 청소년이 '일할 수 있는 곳'은 시간과 장소의 구분이 있다.
2) 보호자의 인식과 걱정으로 좋은 경험이 되기보다 '걱정거리'가 되기도 한다.
3) 구인 시장의 현실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경쟁이기에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을 선호하지 않는 곳도 많다.
4) 안전한 아르바이트 정보 부족 & 접근성이 문제된다.
5) 사회적인식을 보면 '아르바이트'는 공부 안하는 아이, 공부 관심 없는 아이라는 사회적 낙인, 또는 불량한 학생이라는 고정관념도 무시할 수 없다.
학생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는 음식점, 패스트푸드, 카페, 웨딩홀 같은 곳에서의 서빙 일이 대부분이다. 특히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이 이런 서빙 관련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는데, 고등학생보다 더 어린 중학생들 전단지 돌리는 일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건 “하고 싶은 아르바이트”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누군가는 서빙 일이 좋아서, 사람을 만나는 게 즐거워서 선택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는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고,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거나 초과근무나 임금 체불, 부당한 대우를 경험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용돈을 벌기 위해, 또 어떤 친구들은 사회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돈을 버는 것보다, ‘일을 해봤다’는 경험을 쌓고 싶은 이유고, 아르바이트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은 아니기에 때론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일하는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아르바이트를 한 친구들의 제일 많은 평균을 확인해보니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약 4시간, 일주일 단위는 주2회 10시간, 1학기와 여름 방학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 많았다. 게다가 아르바이트 근무 환경은 대부분이 직원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라 청소년 보호에 대한 인식이나 근로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휴식시간 없이 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험을 했을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냥 그만뒀어요” 혹은 “참았어요”라고 말했고,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응하기가 번거로워서”,
“어차피 말해도 안 바뀔 것 같아서”라는 답이 돌아왔는데, 심지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는 말도 자주 나왔다.
2024년 12월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에서 발표한 2024 서울학생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노동인권에 대한 정확한 교육일것이다. 근로계약서 작성, 휴게시간 보장, 부당 대우 시 대처 방법 등 학생들이 사전에 알고 있다면, 부당한 상황에서 조금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싶지 않다. 성인도 기관에 당당히 말하기 어려운데, 청소년들이 이 내용을 안다고 당당히 말하기도 어렵고, 말했다가 오히려 위협을 당하거나 공격을 당할 수도 있을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또 하나 중요한 게 있다면
‘청소년이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건강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나 공공기관에서 청소년이 체험형 아르바이트를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시작해보는 아르바이트는 단순한 일 경험을 넘어서 진로 탐색의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친구는 애견카페에서, 패션에 관심 있는 친구는 의류 매장에서, 책을 좋아하는 친구는 작은 서점이나 도서관 봉사에서 작은 경험부터 시작할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