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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아들이 군대를 가겠다고 했다.

by 캠강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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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군대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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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를 기억하는가?

mbc 우리들의 일밤에서 방영했던 연예인 리얼체험 병영 프로그램으로 2013.4.14.~ 2015.3.08. 96부작으로 2탄 3탄까지 2018년엔 진짜사나이 300도 나왔지만 초6 아들 인생에 큰 획을 그은 예능은 바로 13.4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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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강한 남자로 태어났다면 20살이 넘어가기 싫고, 도망가고 싶어도 꼭 가야 하는 게 군대였고, 군대를 가기 싫어 어떤 행위를 한다면 국민들의 기대를 저 버린 행동으로 암묵적? 이후 tv에서 사라지게 되는 '군대' 세계적으로 유명한 BTS도 군대를 갔다 왔고, 외국 국적의 배우, 가수, 연예인이라도 꼭 갔다 와야 떳떳해지는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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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군대는 어떤 의미일까?


군필자 외에도 온 가족이 보는 방송! 2013년 4월 14일 방송된 '진짜 사나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큰 이슈를 불렀고, 관심을 받았고, 진짜사나이가 방송되는 시간엔 꼭 본방사수를 하기 위해 약속도 잡지 않았던 시기였다. 다양한 직업의 유명 연예인이 군부대 리얼 입대를 하면서 집에서 갖고 온 소품과 옷을 손 편지와 함께 돌려보내며, 과거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현역 장병들과 함께 고된 훈련을 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다시 긴급 훈련을 하고, 보초병도 했던 그 모습들은 기존 예능 프로그램과 많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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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첫 스타트를 7.8% 시청률로 시작해 10월 27일엔 18.8% 역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정말 더 리얼했고, 군대를 갈 수 없던 아들의 궁금증이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군인들의 일상을 더 세밀하고, 자세하게 관찰하며 현장감 있게 동요되었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육군 외 해군, 공군까지 독특한 부대 생활은 물론 일거수일투족들에 대해 알 수도 있다 보니 아들 외 타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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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들은 [진짜 사나이] 예능을 정말 너무 좋아했고, 너무 사랑했으며, 너무 동경했다. 14살이었던 아들은 매주 이 방송이 시작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얼마나 좋아했나 생각해 보니 방송 기다리는 일주일 동안 재방도 보고, 보고, 또 봤다. 정말 tv를 끄고 싶을 정도로.... 말 그대로 아들의 꿈은 군인이었고, 군복은 유니폼 이상의 로망이었다. 하루는 군복을 입고, 모자도 쓰고 싶다는 말에 평일 시간만 나면 철원, 연천 등 군부대 근처에서 어린이용 군복과 모자, 배지 등을 구입하러 다녔다. 결국 어린이용 군복은 도저히 구할 수 없어 아들 몰래 인터넷에서 구입했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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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를 보고 난 후 아들은 가족 모두에게


" 인선화 이병, 똑바로 합니다!!"

"목소리가 작습니다. 다시!!"

" 이렇게 밖에 못 합니까?! 엎드려뻗쳐!!"

아들은 방송에 나온 군인들의 말투를 흉내 내며 마구잡이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다.

잔뜩 약이 오른 내가

" 선임이 먼저 보여주십시오!!"라고 하면

제 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하늘 보고 누운 자세로 허공에 닿지도 않는 다리를 두 팔 벌려 잡아 올리는 흉내를 내곤 했는데, 보면서 '운동되겠는데?' 했었더랬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작되었다.

" 나 군대 갈래!!"

"??"

말도 안 되는 소릴...

아들아.. 너.. 휠체어 타는데.. 어떻게 간단 말인가?

' 걷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군대를 가?'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목구멍으로 다시 밀어 넣었다.


" 우리 아들 군대 가면 정말 멋지겠는데? 몸 쓰는 훈련은 힘드니까? 머리를 쓰는 방법으로 갈까?"

" 나, 화이트해커하면 군대 갈 수 있지 않나?!"

'헐..' 그 무서운 화이트해커? 하필..


그해 2013년 9월 [국방부-국정원'최고 화이트해커를 찾아라']는 기사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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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부도 있구나.. 그거 나쁜 거 아냐? 위험하고.."

했더니 보여준 기사..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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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해커(화이트햇)는 공익 등 순수 목적으로 정보 시스템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며 해킹에 대한 대응전략을 구상하는 선의의 해커를 말한다.


이해관계나 명예를 위해 다른 사람의 컴퓨터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에 침입하는 블랙해커와 반대 개념이다.




그래서일까..

아들의 미래는 바뀌지 않았다.

몸이 불편해 학원을 가진 못했지만 화이트해커가 되기 위해 유튜브와 책으로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지식을 쌓으며 컴퓨터를 조작했다.


특성화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는 동안 성적도 우수했는데, 지금 아들은 관련과 대학을 다니고 있고, 대학원까지 목표를 세웠다.

주도학습이 제대로 되는 아들이었다. 아무래도 머리는 아빠를 닮았군.. 실행력까지..


하지만.. 아들이 그냥 맘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보안 관련 일은 신경도 많이 쓰이고, 스트레스도 많고, 몸도 힘든데..


아들아,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도 돼.
야구 보러 다니고, 휠체어축구하면서..


그럼에도 아들은, 오늘도 그 꿈을 향해 나아갑니다.
걷지 못하는 몸이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단단하게 전진합니다.


군대는 가지 못했지만,
그 꿈을 품고 국가를 지키는 다른 방법을 택한 아들.


누구보다 멋진 ‘진짜 사나이’입니다.










'휠체어 타고 축구해봤니?'



" 대한민국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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