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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 가득했던 휠체어축구

첫 연습, 첫 경기

by 캠강맘


사람마다 설렘을 느끼는 순간은 다 다를것이다.

보통 새로운 시작, 기대감이 가득한 순간에 느끼게 된다.


국민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하기위해 새 가방을 사고, 엄마 손을 잡고 학교에 들어설때?


인생 첫 출근, 첫 데이트를 기다리던 그 떨림.


" 내 아들의 설렘은, '축구를 하고 싶다.'는 꿈에서 시작되었다.


더 이상 받아줄 수 없다는 단장님의 말을 뒤로 하고 휠체어축구를 보러 간 토요일 축구 연습을 하는 형들의 모습을 보고 눈을 반짝이던 아들.


그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난, 핸드폰에서 '중고나라' 앱을 클릭했고 전동휠체어를 중고로 예약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일요일 아침 설레임 가득 남편, 아들과 함께 집에서 한시간 거리 장소로 전동휠체어를 구입하러 갔다. 아들이 타기엔 너무나 큰 휠체어였지만, 기본 크기라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도 큰 휠체어 의자에 앉아 본 적이 없던 아들이었지만, 그도 역시 너무 설레해하며 삐져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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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를 하면서 보조배터리는 교체한지 얼마 안된다는 말에 남편은 휠체어 주인에게 현금 100만원에 건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휠체어는 며칠만에 작동이 멈췄고, 새 배터리로 교체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너무 속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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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중고로 휠체어를 구입한걸.. 후회하진 않았다. 왜냐면 아들의 얼굴과 표정은 그 날 이후로 더 환해지고, 기대감에 차 있었다. 휠체어축구를 하는 주말을 기다리며 유튜브로 축구 경기를 자주 관람했다.


드디어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휠체어축구 첫 연습 그리고 첫 경기를 시작하는 토요일이 왔고, 아들은 떨림과 기대, 낯선 긴장감 속에서도 반짝이는 눈을 보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축구공보다 훨씬 더 큰 공이 아들 앞으로 굴러오고, 또 굴러가는 시간을 보낸 뒤.. 첫 슈팅이 날아온 순간 공은 길게 뻗지도, 시원하게 슈팅이 되지도 않았지만 아이의 표정을 보며 얼마나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 지금 얼마나 설레는지 알 수 있었다.


얼마 후, 용인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 연습을 하는날. 너무 더웠지만, 우린 중요하지 않았다. 시원한 바람을 가로 지르며, 일렬로 행진하는 모습은 장관이 따로 없었다.


무슨 큰 전투를 하러 가는 장군들같았고, 전동휠체어 뒤엔 발 대신 축구공을 힘차게 차줄 '가드'가 반짝이고 있었다. 흙이 없는 농구장 바닥은 울퉁불퉁 위험했지만 함께 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너무나 행복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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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작된 경기장 첫 경기. 드디어 인생 '첫 휠체어축구' 처음으로 노란 조끼를 입고, 머리엔 보호장구 헬멧을 쓰며, 화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은 표정은 정말 ~


이 작은 시작이 아들과 지금 함께 하는 선수들이 앞으로 얼마나 큰 가능성을 열어줄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날의 첫 연습, 그리고 첫 경기는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내 아들의

삶을 바꾸는

인생을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의 시작이었다.





'휠체어 타고 축구해봤니?'



" 대한민국 제1호"


아시아 호주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장애선수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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