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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별 Jan 14. 2022

특별하지 않다는 말에 상처받은 당신에게

1월 13일의 악필 편지

제가 소중한 관계라고 믿었던 사람에게 ‘너는 특별하지 않다’는 말을 면전에서 듣는다면, 저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요?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제 노력을 상대가 집착이라고 말한다면 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저, 그리고 저와 이 사람의 관계가 가치있는 거라고 믿고 가꾸어 나갔던 저의 노력이 부정당한 거잖아요. 저라면 화가 났을 것 같아요. 


나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기는 것, 그리고 그걸 부정하는 사람에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누구나 자기애를 가지고 태어나거든요.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가 내가 배고플 때 젖을 먹여주고, 추울 때 옷을 입혀주는 관계를 경험하니까요. 어린 우리는 그런 관계가 우리가 특별하기 때문에 대우받는 거라고 받아들이게 되지요. 이걸 유아기적 자기애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라나며 이런 유아기적 자기애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점차 내가 그렇게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되거든요.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며 내가 별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해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우리는 그렇게 자기애를 상실하며 열등감을 경험합니다. 


유아기적 자기애도, 열등감도 극복해 때 우리는 성숙해집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내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도 어떻게 우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나를 사랑할 근거를 어떻게든 만들어야 할까요? 그런 조건부 사랑이 정말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컨데 자신의 재력을 사랑하는 사람이 돈을 잃는다면 그 사람은 자신을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요?


성숙한 사람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조건이 아닌 존재를 사랑하는 일이지요. 우리는 특별하기에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기에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못나고 별 볼일 없는 사람도 자기 자신에게는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겠지요. 니체의 ‘운명을 사랑하라Amor Fati’라는 말이 이런 뜻이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당신이라는 사람이 당신 스스로에게 얼마나 가치있는지는 타인이 정해주지 않습니다. 당신이 정하는 것이지요. 관계는 존재와 존재의 만남이지요. 서로가 서로로 인해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로 인해 내 모습이 변화할 수도 있지요. 그러나 그것이 타인이 나의 가치를 재단할 수 있다는 걸 뜻하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오로지 당신이니까요.


당신은 이제 상대와의 관계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셨지요. 관계를 끊는 것도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를 것 같아 싫다는 상대의 말은 여전히 당신의 귓가에 맴돌고 있겠지요.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또는 끊어낼지는 당신의 몫이고 책임입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이 상대의 무례한 말로 자신의 가치를 매기지는 않기를 바라요. 당신의 가치를 부정당했다는 분노에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요.


우리는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별들처럼요. 가끔 어느 계절에 우리는 서로 별자리처럼 어우러질 수 있겠지요. 그러나 잊지 마세요. 우리는 스스로 빛날 수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우리는 별자리의 한 모퉁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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