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의 힘

by 카키앤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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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면접날이 다가왔다. 긴장할 거 같은 아내와 무사히 면접장까지 동행할 생각으로 나는 회사에 연차를 사용했다. MBTI의 J성향이 강한 나의 성격에 이끌려 아내와 나는 함께 면접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하여 근처 카페에서 약간의 허기짐을 해소하기로하였다. 이렇게 면접시간 앞두고 카페에 앉아있으니 예전 회사 면접을 볼 때가 생각이 났다. 나는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스크립트를 달달 외우고 또 들어가기 전까지 검토하고 또 검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나와 반대로 아내는 차분하게 앉아서 커피 한 잔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듯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제일 먼저 검정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저마다 A4용지에 무언가 적힌 글을 열심히 보고 있는 듯하였다. 저들도 면접자이겠지. 눈에 띄게 어려 보이는 경쟁자들 속에서 아내를 바라보았다. 나의 아내. 매우 동안이라 꿀리지 않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를 이마에 써 놓은 듯한 저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서 연륜이 느껴졌다. 긴장 안돼 여보? 왜 내가 더 긴장되는 거야.


시간이 다 되어 아내를 면접장에 다시 보내고 연신 파이팅을 외치며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본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나는 주차장 차 안에서 아내를 기다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내는 면접이 끝났다는 전화와 함께 차량 쪽으로 걸어오며 씩씩하게 한마디 했다. 어땠어?


" 밥 먹으러 가자 "


그래 밥 먹으러 가자. 합격이고 나발이고 일단 긴장이 풀리는 듯 둘 다 배가 고팠다. '면접 후에는 순댓국이 국룰이지'라는 있지도 않은 말을 서로 꺼내며 우리는 뒤늦은 식사를 하였다. 아내는 나이가 좀 있어 합격의 불확실함을 내비쳤지만 난 합격할 확실함이 들었다. 아내의 장점 중에 하나가 바로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와 인상이기에 나는 면접에서 아내의 합격에 매우 긍정적이었다.


시간은 합격자 발표라는 반가우면서도 반갑지 않은 날짜를 향하고 있었고 나는 회사에서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평소 회사에 있을 때 전화를 거의 하지 않는 아내이기에 이 전화는 면접 결과를 내게 알려주는 전화라는 것을 직감했다. 긴장한 상태로 나는 휴게실로 왔다. 어 여보.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지 뻔히 알면서 물어보는 나의 연기는 정말 못 봐줄 정도로 티가 났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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