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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UMA Feb 19. 2023

1980년대 일본 버블 감성을 공유하는 곳

“Juke 80's JPOP Bar”

가끔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 유행하던 노래들을 들으면 그 시절이 그리워지곤 한다.

내가 학창 시절 유행했던 음악은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 동방신기, ft아일랜드, 카라 등등..


친구들과 소녀시대 음반을 사고 원더걸스의 nobody 안무를 따라 하고

FT아일랜드 팬의 상징인 노란 깃발을 들고 콘서트에 가기도, 가족에 친척 친구들까지 동원해서 인기투표 문자를 보내던 그 시절이 아득하지만 생생하다. 

그야말로 내 인생 케이팝의 전성기!


우리 어머니 세대에는 1980년대에 데뷔한 소방차나 김완선이 있었다고 한다.

일본에 살면서 시티팝이라는 장르에 빠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1980년대의 일본 음악에도 관심이 생겼다. 우리 어머니 세대의 일본인들은 그 당시에 어떤 가수에 홀릭되어 있을까?


그러던 중 회사 분을 통해 알게 된 전설의 일본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의 “맨발의 계절”을 듣게 되었고 너무 좋아 하루종일 들었던 기억이 있다.


마츠다 세이코 맨발의계절 무대


이런 옛날 일본의 가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어디 없을까 하고 검색을 하던 중 발견한 곳이 바로 나카노에 위치한 “Juke 80's JPOP Bar”이다.



나카노의 이자카야가 즐비한 골목 사이로 들어서면 보이는 주황색 간판. 

리퀘스트 무료라는 글과 함께 입구부터 온갖 옛날 일본 아이돌의 앨범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다.


간판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펼쳐지는 과거여행!

인싸력 넘치는 주인장이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카운터 석과 5개 정도의 테이블석으로 이루어진 작은 공간이지만 옛날 감성에 젖어있는 사람들로 열기가 가득하다.



안쪽 큰 벽 면은 프로젝터 스크린을 달아 빔프로젝터로 옛날 가요 무대 영상들을 상영하고 있다. 

이 곡들은 모두 방문하신 손님들께서 리퀘스트한 곡들을 순서대로 틀어준다.

각 테이블에는 마치 노래방 책자처럼 제목 순서대로 빼곡히 옛날 일본 곡들이 적혀 있고 테이블엔 연필과 리퀘스트 페이퍼가 놓여있다. 



평소에 노래방을 가도 리모컨으로 검색을 하는 경우가 많기에 모처럼 노래방 책을 뒤적뒤적거리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곡을 찾는 경험은 참 오랜만인데 이곳에서는 왠지 모를 향수도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혼자서만 한 5곡정도를 신청했다.

이 글을 읽어보시는 분들도 꼭 한번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마츠다 세이코 - 맨발의 계절

모리타카 치사토 - 내가 아줌마가 되어도

야마시타 타츠로 - music book

요시다 미나코 - 사랑은 유성

Ramu - rainy night lady



건너편에 앉은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께서 같이 온 지인과 함께 나오는 노래들을 떠올리고 흥분하며 흥얼거리고 몸을 들썩거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마치 한국인 친구들과 만나 빅뱅의 하루하루를 흥얼거리며 추억에 젖는 모습과 유사하지 않을까..?


이곳에서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나라의 한 시대를, 직접 겪어본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신기하기도 하고 가슴이 벅찼다.

Mama 시상식 같은 데 보면 “music makes one”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딱 그런 것 같았다.


여러모로 다시 방문하고 싶은 뮤직바.



location : 5 Chome-59-12 Nakano, Nakano City, Tokyo 16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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