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저기 누군 또 뛰고 있네

근력운동도 해야 하나? 할 게 너무 많다.

by ZHTU

원글 : 8월 19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일단 뛰는 놈까진 되는 셈이다.


오늘 식사는 한식뷔페에서 먹었다.

제육을 먹었기에 평소보단 확실히 많이 먹은 것 같다.

보통의 한 끼는 항상 아쉬움이 남아야 하는데,

오랜만에 아쉬움이 없는 식사를 하고 말았다.

물론 배가 터질 것 같은 그런 포식이나 행복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쉽지 않은 그런 한 끼.

다이어트 중인데, 이 정도 먹는 것도 죄책감이 든다.

그래도 빠질 수 없는 라떼 한잔.

그럼 오늘은 더 열심히 조깅을 하면 되겠지.


오늘 일기예보는 비가 종일 내린다고 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비가 잠시 멈추는 그때, 그게 오늘의 출발 신호라고.
비가 다시 쏟아지기 전에 운동을 끝내야 했다.


하지만 예측은 틀렸다.
조깅을 시작하자마자 빗줄기가 주르륵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 운동하기, 솔직히 싫다.
그래도 어린애처럼 비를 핑계 삼기엔 좀 그렇잖나.
결국 빨리 끝내는 걸 목표로 달렸다.


비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호흡은 천천히, 코로 들이마시며 달렸다.
500미터쯤 지나자 호흡이 익숙해졌고,

속도를 조금씩 올렸다.


내가 요즘 쓰는 호흡법은 ‘2회 들이마시고 2회 내쉬기’.
오늘도 지켰다.
어제보다 몸이 덜 무겁다.
그래서 욕심이 생겼다.


오늘은 3킬로의 벽을 넘자.

왠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
“어디까지가 3 킬로지?”


기존의 2킬로 지점을 지나니
이제는 감이 안 잡힌다.
목표가 안 보이니 괜히 불안하다.

‘핸드폰 꺼진 거 아니야?’
‘이거 작동은 하는 거 맞아?’
‘혹시 이미 3킬로 넘은 거 아냐?’

혼란스러웠다.
비는 계속 내리고,
앞도 잘 안 보였다.
그런데 그때,


그리고 들려오는

"3킬로미터 지점을 통과하였습니다"


됐다.
수고했다.

킬로당 6분 30초.

오늘도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드디어 3킬로의 벽을 넘었다.


집에 돌아와 샤워하기 전에 거울을 봤다.
팔뚝이 눈에 띄게 쳐져 있었다.
살이 빠졌다는 증거겠지?
설마... 이제 두 자릿수인가?




*에필로그*

운동 끝나고 돌아오는데

집 앞에서 매미 한 마리가 내 배로 날아들었다.


으악!

내 배는 나무가 아니란다, 매미야.


그리고 내 배위에 똥을 싸고 가더라.

뭐 괜찮다.

언젠가는 나도 저처럼 날아오르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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