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쉬어가는 날
[제주 12일] 평화로운 하루
살아가면서 혹은 여행을 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으려 노력한다.
새 옷, 새 신발, 새로운 맛집, 새로운 풍경...
나는 새롭게 보는 눈을 만들어 보고 싶다.
늘 만나던 사람을 새로운 시선으로,
늘 만나던 풍경을 새로운 마음으로.
올림픽 여자양궁 준결승은 안산 선수가 이길 것 같은 믿음은 확고하지만 맥켄지 브라운선수도 얼마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을까 생각하니 짠하기도 하다.
세화에 들렀다 돌아오는 해안도로도 비 오는 오늘은 다른 날보다 평화롭다.
5시에 분명 일어났는데 일어서니 어지러워서 다시 누웠다.
'5분만 더 누워 있어야지' 했는데 일어나니 7시다.
날씨는 흐려져서 비가 올 듯, 말 듯.
석균이에게 스팸 하나 사 오라고 심부름을 보냈다.
그동안 밥도 하고 감자도 깎아두고.
오늘 아침은 스팸감자찌개이다.
양이 많아서 조금 남겼는데 그건 점심에 계란 두 개 넣고 치즈 잔뜩 올려 볶음밥 해 먹었다.
아이들 공부하는 중간중간 올림픽에 한국선수들이 나오면 내려와서 함께 응원도 하고 간식도 먹었다.
남편이 사서 두고 간 쫀득이는 우리끼리 맛있게 구워 먹었다.
바가 와서 그런가..
자꾸 호떡이 먹고 싶다.
오늘 세화장에 오떡이 왔었을 텐데...
일찍 다녀올 것을, 컨디션 별로라고 너무 뒹구르르 했다.
저녁은 외식이다.
배달을 시킬까 하다가 맑은 공기 마시고 싶어서 나갔다.
마트에서 두부랑 시리얼도 사 올 겸.
짬뽕 맛집 다래향은 하나로마트 근처에 있다.
주차가 애매한데 일단 앞쪽에 자리가 있어서 주차하고 들어갔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많지 않아 다행이었다.
짜장은 원래 유니짜장으로 나온다고 하고, 나는 매운맛 차돌짬뽕을 시켰다.
중화요리시키면서 내가 짬뽕을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오늘은 묘하게 국물이 당겼다.
먼저 군만두가 서비스로 나왔다.
음식들은 양이 정말 많았다.
먹음직스럽게 나오니 균스형제 왈,
"아끼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될 것 같아요~"
뭐지? 지금까지 짜장면 시키면 아끼며 먹었던 거니?
한 젓가락 맛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추억의 짜장면 맛이다. 맛있다.
짬뽕도 완전 맛있다.
큰 새우도 한 마리 올라가서 상균이 주고 차돌박이도 많이 들어있어서 너무 좋다.
매운 거 당기는 날엔 여기 또 오고 싶을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설렁설렁.
배부르고 맘도 여유롭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집 앞 담장에 소라껍데기도 꽃들도 오늘은 유난히 생기 있어 보인다.
낮에 석균이 같은 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제주에 와 있다고 한다.
같은 아파트 같은 반 친구인데, 더 반가운 이유는 이곳이 제주이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