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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우리들을 위한 쉼

[제주 16일] 오후 바다수영의 여유

by 여행하는 SUN

"엄마, 이 돌 좀 가지고 있어 주세요."

특별히 예쁘지도, 특이하지도 않은 아주 작은 돌을 석균이가 물놀이 중간에 가지고 와서 내게 부탁을 했다.

별로 특별하지 않은 것 같은데 왜 보관하냐고 물어봤다.

"저는 주으면 잘 못 버리겠어요. 이게 처음 주운 돌이라... 버릴까요?... 못 버리겠어요. 그냥 가지고 갈래요."

어떤 마음인지 알 것도 같다.

그래,

손톱 보다도 더 작은 평범한 돌멩이이지만 너에게는 특별한 것이 되었구나. 세상 어떤 작고 하찮은 무엇도 누군가에겐 특별한 무엇이 될 수 있구나.




아침에 비가 올 거라는 예보에 오름은 포기했는데 집 앞은 또 해가 떴다.

음식물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기분이 좋아서 석균이랑 산책하듯 편의점까지 걸었다.

아침은 빵이다.


요 며칠 많이 피곤하기도 하고 얼굴에 수포가 잡혀서 병원을 찾아갔다.

세화 쪽에 의원들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 전문의가 있는 곳을 찾았다.

간판도 세월이 느껴지고 정문이 어딘지 좀 헤맸지만 문 앞만 봐도 동네 어르신들이 엄청 많을 것 같은 포스가 느껴졌다.

9시 조금 넘어 들어갔는데...

우와~~ 대기 20번은 되나 보다.


균스형제가 차에 있어서 대기시간을 물어보니 친절한 간호사분이 전화해 주시겠다고 했다.

약 30분 정도 걸린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대상포진이다.

얼굴에 수포가 화끈거리기도 하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


주사 맞고 약도 사서 집으로 갈까 하다가 하나로마트에서 김밥을 샀다.

마트에 들를 때마다 김밥이 먹고 싶었는데 드디어 오늘 먹었다.

금방 싼 김밥을 평대해변 정자에 앉아서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 하나 남은 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먹기로 했는데 내가 이겼다.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 '시적인 순간'도 '한동이랑'도 다 화요일 휴무란다.


집으로 돌아와서 오전 공부하기.

각자 온라인이랑 학습지를 하고 영어단어 시험도 봤다.

점심은 뼈다귀해장국에 계란프라이해서 또 넘치게 먹었다.

김밥은 간식이었다.


5시 넘어 바다수영을 가기로 했다.

래시가드를 잃어버렸던 그곳에서 그곳이 아닌 것처럼 영화 같은 한때를 보냈다.

멀리 돌고래 떼가 지나가는 길이라는데 상균이가 돌고래 같았다.

너무 바다 멀리 나가는 것 같아서 돌아 세우기 바빴다.

사진을 찍는데 아이들 웃음소리가 울린다.

이 넓은 바다에 파도소리와 아이들 웃음소리.

진짜 행복하다.

우리 남편만 있으면 딱이다.

이대로 노을도 예쁠 것 같지만 너무 어두워지면 추워질까 봐 아이들을 불렀다.

집까지 걸어오라 시키고 나는 짐만 차에 싣고 돌아왔다.


수영하고는 치킨을 먹어야 한다는데 하나로마트 닭강정집은 화요일에 쉰다.

집 냉장고에 교촌치킨 광고지가 붙어 있던 게 생각나서 바닷가에서 출발하기 전에 배달주문을 먼저 했다.

균스형제 돌아와서 샤워하고 에피타이저로 귤 하나씩 까먹으니 치킨님 오셨다.

오랜만에 허니콤보 정말 맛있다.

라면 하나 끓여서 밥까지 말아먹고 오늘 하루도 끝.


내일은 엄마 마중가는 김에 서쪽이나 시내 쪽을 둘러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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