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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삼시세끼

[제주 34일]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지.

by 여행하는 SUN

뭍에서나 섬에서나 토요일은 쉬는 게 맞나 보다.

어제 물놀이하고 와서인지 어깨도 아프고 요란한 빗소리에 잠을 설쳐서인지 계속 잠만 자고 싶은 하루다.

가는 시간은 아깝고 몸은 안 따라주고...

파스사서 하나 붙이고,

그냥 잘 먹고 잘 쉬어보자.





아침에 늦게 일어나니 밥도 하기 귀찮아서 나가서 밥 먹을 곳 없나 계속 찾아보다가 결국 밥 했다.

하는 김에 돼지고기 감자찌개도 끓이고 마지막 남은 계란으로 계란말이도 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배고플 때 먹는 밥!"

매일 맛있게 먹는 밥이지만 오늘 아침도 참 맛있다.



작은 카페 하나 찾아서 점심으로 빵도 먹고 차도 마시며 책도 보고 쉬다 오려했는데 비가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코 앞에 차까지 가기만 해도 온몸이 다 젖을 것 같다.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비 구경 실컷 했다.

석균이는 분위기 맞춰준다고 월광소나타를 쳐주고 상균이랑 나는 한참을 창밖만 바라봤다.


비 오는 날엔 튀김이라고, 어제 못 먹은 튀김을 먹어보려 평대스낵에 갔는데 저 작은 가게에 사람이 꽉 찼다.

흥칫뽕~!

안 먹는다.

그냥 하나로마트 가서 10개 만 원짜리 새우튀김 사다가 우동 끓여 먹을 거다.

냉장고에 먹을게 바닥났다.

우유 하나, 김치 반포기, 야채 조금 남았다.

고기가 없으니 영 불안해서 이사 갈 날 생각해서 적당히 장 봤다.

목살, 오리고기, 숯불향소세지, 새우, 당근, 두부, 계란, 어묵, 우동, 우유, 플레인요구르트, 포도, 쿨피스, 과자 몇 개... 이 정도면 3일은 먹겠지?


점심은 '새우튀김 우동'.

튀김은 바삭해야 맛이라지만 우동국물에 적신 새우튀김이 나는 왜 이리 맛있는지.

2개만 먹으려다 3개 먹었다.

새우킬러 상균이가 4마리.

새우 많이 좋아하지 않는 석균이도 3마리.

남편은 다음에 오면 혼자 10마리랑 맥주로 저녁을 먹겠다고 했었다.


잠시 비가 그친 거 같아 집 앞에 나가니 어렴풋이 노을이 지고 있다.

할 건 다 하는 제주다.


집에만 있어도 나름 할게 많다는 아들들.

오늘은 피아노 연습하는 곡 진도도 많이 나갔다고 하고 책도 많이 읽고, 나는 어제 다 적셔놓은 캠핑의자도 닦고 말려서 다시 출격준비 시켜놨다.


저녁은 아침에 먹고 남은 돼지고기감자찌개에 밥 볶아서 어묵탕이랑 먹었다.

상균이는 매운 볶음밥 먹을 때 마요네즈를 넣어 비벼먹는데 요즘 내가 자꾸 따라 하게 된다.

너무 고소하다.


밥 먹고 잠시 티비를 켜보니 오상욱선수가 나온다.

재방송일 텐데... 히야, 잘생겼다.

석균이도 옆에서 감탄사 절로 나온다.

'큰 키에 작은 얼굴, 근육질 몸매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니... '하며 '나 혼자 산다'를 보는데,

어라 허당미 뿜뿜 한다.

그래서 더 매력 있어 보이기도 한다.

역시 사람은 완벽하면 재미없어.


울집 식구들도 다 빈틈 많은 사람 냄새나는 매력덩어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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