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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SUN Jan 28. 2023

28. 서로 채워가는 방법

치앙마이 살아보기 24일

오늘은 좀 더 쉬어보자.

치앙마이는 커피가 좋고 자연과 어우러진 카페가 좋다는데 나는 그런 카페를 많이 가보지 못했다.

기억에 남는 커피와 카페는 도이창커피농장이랑 푸핀도이정도.


오늘 집 앞에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았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디비앙 후문으로 걸으면 3분 정도) 이런 곳이 있었다니.

그런데 알고 보니, 치앙마이에서 손꼽히는 카페라고 했다.

이렇게 모를 수가...

그럼에도 잘 찾아왔음에 토닥토닥 셀프칭찬 해준다.

오늘은 오전 내내 카페에 있으려고 책이랑 그림 그릴 종이랑, 색연필도 챙겨 왔다.

날이 흐려서 바깥 자리도 좋을 듯했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에어컨 나오는 실내로 자리를 잡았다.

커피는 따뜻한 라테.

아침 먹은 지 얼마 안돼서 조각케이크 하나를 시켰는데 바로 "원모어 플리즈".

그렇게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석균이는 사진 찍기도 하며 오전시간이 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 하지만 뭔가 가득 채워 온 듯하다.


점심은 편의점 라면 특집이다.

불닭볶음면이 먹고 싶다는 석균.

우동이 먹고 싶다는 상균.

상균이 우동인줄 알고 들고 온 컵라면은 똠양꿍 누들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똠양꿍 맛을 봤다.

당분간 똠양꿍은 안 먹을 것이다.


계속 입에 맴도는 매운맛에 Tipco 주스 다 먹고도 모자라 망고도 먹었다.

아침에 두 개, 점심에 두 개.

망고 없이는 치앙마이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균스형제가 수영을 하는 동안 나는 또 빨래하러 갔다.

세탁기 돌리고 시장에 가서 휴지랑 빨래 담을 가방을 사 왔다.

차가 있으니 가까운 거리도 계속 차를 타게 된다..

걸음수가 현저히 줄어버렸다.

반성중이다.


아이들 수영하는 동안 콘도 내에 소란스러운 일이 있었나 보다.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서양인 하나가 험한 말을 하고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고 한다.

함께 있던 한국 엄마가 항의를 했다고 하지만 내가 없는 사이 우리 아이들도 함께 겪었을 상황이라 마음이 불편했다.

균스형제는 시끄러운 아이들은 아니지만 나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이 싫어서 수영장 매너에 대해 계속 얘기해주고 있었다.


디비앙 콘도는 수영장이 본동 사이에 있어서 수영장을 바라보는 룸들은 물소리가 제법 들린다고도 한다. 

이곳은 워터파크가 아니니까,

그리고 영법으로 수영하는 사람들 라인에 방해되지 않게 심한 물장구나 물보라는 일지 않게 하라고 한다.

공놀이는 한쪽에서 하라고 들어와서 다시 한번 주의를 줬다.

상균이가 억울한 부분이 있었나 보다.

내가 상균이 모습은 보지도 않고 계속 잘하라고만 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분명 그 상황에 아이들도 놀라고 당황스러웠을 텐데 그 마음은 읽어 주지도 않고 이러면 안 되고 이러면 안 되고, 만 하고 있었다니.

급 사과하고 새로운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수영장은 엄마랑 함께 나가는 걸로.

-가능하면 엄마도 함께 수영하기로.

-그리고 기분 풀어주려 맛난 저녁 먹기로.


그래서 명동으로 갔다.

상균이는 본인 용돈으로 저녁을 사겠다는데 벼룩의 간을 빼먹지.

다음에 맛있는 커피를 사달라고 했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큰아이에게는 더 엄격했던 적이 많았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하고 후회했던 경험들은 작은아들에게는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그 부분도 상균이에게 이야기하고 사과했다.

다행히 상균이와 이야기하다 보니 많은 부분 수긍하고 인정해 줬다.

고칠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고치려고 노력도 한다.

지금까지 너무 고마운 부분이다.

내 사랑하는 상균이가 벌써 찾아온 사춘기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혼란스러울 테지만...

본인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을 알고,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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