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다름을 인정해 줄게 (자기반성)
치앙마이 살아보기 34일
아침 일찍 일어나 요가 갈 준비를 하면서 석균이 미술 준비도 함께했다.
수채화로도 그려보고 싶다고 해서 물감이랑 붓을 준비했다.
수업료를 내야 하는데 봉투가 하나도 없어서 영어노트로 봉투를 만들고 석균이 실링왁스 도장도 처음으로 찍어봤다.
거... 이쁘네... 맘에 든다. 석균의 S, 상균의 S, 선미의 S, 영화는... 선미의 S!!!
일찍 도착한 원님만 요가.
광장이 오늘따라 예쁘다.
파란 하늘이 함께 보여서 인지, 내 마음이 여유로워서 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조금 더 상균이랑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중간중간 눈도 마주치고 오늘따라 상균이가 사진도 많이 찍었다.
한참 요가하다 봤는데 상균이가 없었다.
끝날 때 물어보니 원님만 돌아다니다 길을 잃었었다고 했다.
혼자 찾아보려다가 길 물어가며 찾아왔다고 했다.
급하면 다 하게 되나 보다.
집에 오자마자 석균이 데리고 청도이로스트치킨으로 까이양을 먹으러 갔다.
한번 먹어봐서 맛있는 걸로 적당히, 까이양 2, 돼지고기 2, 찰밥 1, 그냥 밥 1, 물 1, 콜라 1 시켰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족할 것 같았다.
그래서 파파야튀김 하나 더 시키고 찰밥도 하나 더 시키고 물도 하나 더 시켰다.
진짜...
많이 먹는다.
물병 뚜껑을 잘 챙기더니 오후에 건담 미니어처 만드는데 썼다.
상균이가 빠져있는 트와일라잇 시리즈.
오늘은 읽다만 마지막 책을 읽기로 했다.
오늘 치앙마이도서관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는지 주차장 입구까지 차가 꽉꽉 차 있었다.
우리는 꿈쩍도 안 하고 트와일라잇 시리즈 책 한 권씩 들고 계속 읽었다.
상균이 덕에 읽기 시작했지만 내가 읽어도 너무 재미있다.
한국 가면 나도 끝까지 읽을 듯하다.
일찍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무얼 할까 고민했는데 석균이가 갑자기 만들기를 시작했다.
몇 시간을 만들었는지..
오늘 미술 한다고 붓도 다 화실에 가져다 놔서 정작 만들기는 면봉으로 색칠했다.
다 만들고 나니 그럴싸하다.
나는 잘 모르는 무슨 유니콘건담이라고 했다.
그 사이 비옷 챙겨 입고 나랑 상균이는 장을 보러 갔다.
파르페 간식사고 양파랑 파도 샀다.
카시콘 ATM기도 있어서 바트도 좀 뽑아왔다.
장도 봐 왔는데 밥 하기 귀찮아하니 남편이 아이들 찬스를 쓰라고 했다.
흔쾌히 상균이가 포장해 오겠다고 한다.
덕분에 엄마 몸이 편하다.
대신 배도 자꾸 나온다.
아이들은 낮에 못한 밤수영 가고 나는 혼자 반성중이다.
상균이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력이 아주 뛰어나고 가끔 창의적인 발상에 내가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또 그런 엉뚱한 행동들을 자주 자재 시키게 되기도 한다.
엉뚱한 행동들이 위험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사실 행동과 생각들도 응원해줘야 하는 게 맞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처럼 나는 평범하고 대중적인 것들을 자꾸 주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급... 나는...
자기반성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