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된 남편의 일상속에 들어와보니 7시면 콩가는 소리가 들린다
(남편은 귀농에 정착, 나는 서울을 오가며 지낸다.)
하루를 시작하는 울림같다
콩을 갈고 씻고 출근준비를 하면서 장인장모님과 식사 준비도 한다
우리는 각자 위치에서 드러나지 않는 치열함으로 삶과 마주해있다
남편은 지난 긴 세월 복잡한 도심의 중심에서 가장으로 1시간 20분 출근길 반복하기를 28년
무거운 마음과 분노, 화남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혼자 싸운 시간 5년
가족과 떨어져 장모님집으로 옮겨 혼자 생활한지 11개월
그런 가운데 남편은 딱히 싫다 좋다 내색하지 않았다
괜찮아? 당신이 잘 지내면 난 괜찮다라는 말로 같이 버틴 시간들이다
지금에서 돌아보니 참 고단했을터인데 내색하지 않은 남편이 고맙다
지루하니 긴 싸운 시간들도 우리의 공통 기억이다
때론 내가 옳다 니가 틀렸다로 일관했던 일상들이다
니가 이랬으니 내가 그랬다 나의 정당성이 내게 위로를 주었다고 착각했을 수도 있다
그 기억을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건 위로인지 부끄러움인지...
오늘도 남편과 나는 각자에게 주어진 하루를 내 삶의 한페이지로 기록하는 하루를 보내게된다.
삶은 이렇게 하루하루가 엮여 긴 흐름이 된다.
25.12.20. 퇴직하고 울진에서 보내던 일상중에 긁적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