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이요.
혹시라도 누가 볼까 일기장에도 쓰지 못한 비밀.
아빠, 나는 아빠도 그런게 있을거라 생각 못했어.
국민학교때, 그러니까 겨드랑이 털이 나기 전에. 나는 어른들은 말 못하는 비밀은 없을거라 믿었거든.
어른도 흔들린다는 걸. 무너지고 말 못할 비밀을 품고 산다는 걸. 나는 40이 넘어서야 알았어. 아빠.
아빠 빚이 3천만이었던가? 8천만이었던가. 그게 불어나서 1억이 넘었던가.
1억이면 동그라미가 몇개가 있어야 돼. 속으로 일십백천만을 외치던 날들.
나는 그게 아빠 비밀인 줄 몰랐다. 어떤 비밀들은 말초 신경처럼 얽히고 섥혀 있다는 걸. 나는 몰랐다.
어떤 비밀은 알면서도 모르는척 해야 한다는 걸. 그게 아빠를 지켜줄수 있다는 걸. 나는 그걸 늦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