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한테.
빨간 고기 한 덩이 었다. 숫자 1에 플러스가 두 개나 붙은 최상급 한우.
캐나다에서 16년 사는 동안 엄마아빠한테 고기를 보낸 건 처음이었다. 어버이날이기도 했고 생각지 못한 돈이 생기기도 했다. 한국에 있는 엄마아빠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우린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더 좋아했었다. 우리 가족은 한 번도 마블링이 곱게 낀 최상급 한우를 먹어본 적이 없다. 그깟 고기가 뭐라고 소고기가 뭐라고 죽으면 다 싸가지도 못하는 돈을 나는 왜 그렇게 절절거리고 살았나 싶다.
전화를 걸었다. 누구 주지 말고 엄마아빠 다 드시라고 좋은 거니까. 나중에 또 사면되니까 고기 같은 건 아무리 비싸봤자 고기는 고기니까. 돈 같은 거야 또 벌면 되니까. 엄마아빠 비싼 고기 먹고 잘 지내고 있으라고 나도 여기서 잘 살고 있을게. 아끼지 말고 밥숟가락에 소고기 세네 점 올려서 드시라고. 그동안 못 먹었던 것까지.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