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꾸 영구임대아파트 살았던 이야기를 해서 미안한데 내가 그거 빼면 또 시체거든. 사람들 눈빛이 달라. 내가 거기 산다고 하면 정말 순식간에 나는 막 해도 되는 사람이 된다니까.
우리 원장님들도 빼놓을 수 없는 게 사회적인 위치가 높으신 분들이었거든. 어디 무슨 공로상도 받고 정장에는 꽃 브로치 달고 그런 분들이었는데 나한테 막말했어. 나 그때 아직 피지도 못한 스무 살 중후반이었거든. 근데 내가 캐나다 간다니까 저주를 퍼붓는 거야. 거기도 돈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데라고 영어도 못하는 게 어쩌고 저쩌고.
내가 진짜 포기하고 싶을 때 원장님들 생각하면서 악으로 깡으로 버텼는데 그거 다 부질없더라. 결국엔 나만 손해였어. 그냥 그분들은 참견하기 좋아했던 사람들이고 날 감정쓰레기통으로 생각했던 거야. 나 그분들 생각안난지 꽤돼. 이름도 까먹었어. 기억도 안 나. 웃기지 그때는 그분들 말에 울고 웃었는데 생각도 안 나. 그땐 왜 그랬나 싶어.
난 그분들 보다 좀 더 멋진 어른이 됐어. 야. 어디 살고 뭐 그런 거 다 필요 없어. 너만 잘살면 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어차피 시간 지나면 기억도 안 날 사람들이야. 누가 개소리하면 속으로 말해. 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