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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물안개 같던 삶.

by 캐나다 부자엄마

일을 나가야 했다. 새벽 4시. 소파에 몸을 구겨놓듯 남편이 잠이 들었다.

"들어가서 자. 추워. 여기서 여태 잔 거야? 들어가서 자."

새벽 물안개 같던 삶이었다.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은 모래의 삶. 같이 뛰어들자고 할 자신은 없었다.

나만 보고 캐나다 뉴펀들랜드까지 온 사람. 물에 빠진 쥐 같은 나라도 괜찮다 한 사람.


장담할 순 없지만 둘이면 해볼 만하지 않겠나 했습니다. 반지하 에어매트리스 위에서 꿀렁거리며 잠을 잡니다. 흔들리는 모든 것들은 나아갑니다. 에어매트리스에서 오빠가 몸을 돌리면 움직임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서로가 흔들리며 잠을 잡니다.


그때를 생각합니다. 날개털이 다 빠진 도시 비둘기 같던 날. 그런 나라도 괜찮다고 믿어준 사람에게 꿈으로 남겨두었던 것들을 남겨두지 말자고 다집 합니다. 흔들리는 것들은 다 나아가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려준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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