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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구멍 난 바지를 꿰매며.

by 캐나다 부자엄마

구멍 난 바지 같은 삶이었다. 늘 그 구멍을 손바닥으로 가리기 급급했다. 남들에게 들킬까, 놀림받지 않을까. 난 늘 미래의 걱정을 끌어당겨 살았으니까.


딸아이가 입은 바지는 무릎 부분에 자꾸 구멍이 났다. 실로 꿰매다가 하트 모양으로 꿰매주기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패치도 붙여주었다. 그러다 문득 삶도 그런 거지. 하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결점 많은 구멍 투성이 삶이라도 그 모든 것이 내가 살아낸 흔적이고 결국에는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것도.


남들 시선과 기준에 휘둘리지 말고 내 삶의 구멍을 꿰매며 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되니까.


결국. 나다운 삶이란 내가 얼마나 많은 구멍을 꿰매며 그 과정을 사랑했는가로 빛나는 것이니까.


삶을, 살아나감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 꼬마의 구멍 난 바지를 꿰매며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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