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다람쥐 차 아저씨 생각이 났다.

by 캐나다 부자엄마

한국 유치원일할 땐 차량을 돌았다. 노란 버스 타고 아이들을 데려오고 데려다 주는일. 다람쥐차 아저씨도 유치원 차를 운전하시는 분들 중 한 분이었다.


"이 선생, 오늘은 얼굴이 왜 이렇게 안 좋아?"


우리 아빠보다 열 살은 더 많은 다람쥐차 아저씨는 항상 웃었다. 원장 몰래 믹스커피를 타다 드리면 우리 이선생밖에 없다고 좋아하셨다. 겨울 등하원 때는 따뜻한 커피가 최고였으니까.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었다. 아이들이 다 내리고 빈 차 안에서 아저씨랑 사는 얘기 하는 게 좋았다. 그날은 내가 파혼하고 얼마 되지 않을 때였다.


"저 헤어졌어요. 파혼이요."


아저씨는 백미러로 날 올려다봤다. 눈에서 물 같은 게 차올랐다. 울지 마 쪽팔리게 울지 마 마음의 소리 같은 것도.


"아이고 우리 이선생. 그게 뭐 대수라고. 괜찮아요.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생겨 쪽팔리고 막 죽을 것 같고 그래. 나도 퇴직금 받아가지고 사업하다 망해서 유치원 봉고차 몰잖아요. 어떤 엄마들은 별 말을 다해. 친구들 모임 가서도 말을 못 했어. 솔직히 말을 못 하겠더라고. 그런데 뭐 어때 잘못하는 거 아니잖아. 다 살다 보니까 일어나는 일이더라고. 그리고 다 지나가. 그럼 또 그냥 살게 되더라고. 괜찮아.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아저씨는 유치원 버스를 수지 구청 쪽에 세웠다.


"잠깐만 여기 있어봐요."


다시 돌아온 아저씨 손에 컵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이선생이 내려올 때마다 커피 들고 와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오늘은 내가 한잔 사려고. 이거 한잔 마시고 또 재밌게 살면 돼. 파이팅."


그런 마음들 그런 격려들. 캐나다와 서도 생각나는 다정한 것들. 봄이 아닌데 항상 내 맘에 피어있는 사랑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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