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나다 부자엄마 Nov 13. 2024

제가 알아서 할게요.

내 인생입니다. 한 번뿐인

살다 보니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영구임대주택에 사는 걸 직장상사가 알게 된 날.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었다. 캐나다 호텔에서 접시를 나를 때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접시를 나르라는 백인 매니저 말을 귓등으로 들어야 했다. 찍히기 싫어서 무거운 접시를 한 번에 10개 넘게 나르다가 한동안 손목이 아파서 고생했으니까.


모두 다 지나간다. 


죽을 만큼 힘들었던 일도 부끄러웠던 일도 상처받았던 일도.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나는 고슴도치 인간이 되었다. 뾰족한 가시로 다 찔러버려야지. 다가오지 마. 날 내버려 둬. 혼자가 편했다. 그럴수록 힘든 건 나였다. 우울했다. '열심히 살아서 뭐 해. 어차피 힘든데, 또 욕이나 먹을 텐데.' 부정적이었다. 매사에. 늘.


느슨하게 살기로 했다. 꽉 조이며 살았던 모든 것들에 틈을 내고 살고 있다. 


살면서 부딪히는 이런저런 상황들에 대해 굳이 곱씹어 상처받고 살지 않기로 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정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3~4개 하며 버티던 순간들이 있었다. 열심히 살았다. 내 딴에는 말이다. 어떤 사람은 그걸 거지 근성이라 했다.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없는 애들은 그래서 안된다고도 했다.


살면서 어떻게든 상처는 받는다. 그것들에 대해 느슨하게 살고 있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무릎을 탁 치면서 말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말에 곱씹어서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아, 너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한 말들에 휘둘리지 않고 산다. 이런 나도 좋고 저런 나도 좋으니까. 나 자신에게 틈을 내주는 삶을 살고 싶다. 무거운 것들에겐 가벼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 정말.












이전 09화 천만 원 취업사기, 후 어른이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