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네 집 감당 안돼. 헤어져. 그만했으면 좋겠다.
우린 그렇게 파혼을 했다. 벽이 다 으스러져 가던 시골집에 그를 데려간 게 화근이었다.
사랑이라 믿었다. 빨간 수박처럼 반이 쩍 갈라진 난 내 모든 걸 보여주고 싶었다. 숨기고 싶진 않았으니까.
파혼하고 몇 년을 방황했다. 우린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할 사람이란 걸. 청소하는 엄마와 일 없는 아빠. 까막눈 할머니. 우리 가족. 그리고 나
남자에 기대려 했던 내 잘못이었다. 신데렐라처럼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고 싶었다. 시궁창에서 날 꺼내줄 사람은 왕자님뿐이라 생각했으니까.
덕분이었다. 파혼을 하고 난 내가 가진 타이틀이라는 게 지방대 자퇴생이니 영구임대아파트니 틀에 갇힌 내 분수를 알게 되었다. 일을 두 탕을 뛰고 세탕을 뛰어도 난 늘 제자리였거든, 인생을 바꾸려면 그래 나 같은 밑바닥 찌르레기 같은 x이 인생을 통째로 뒤집으려면 캐나다밖에 없다 생각했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야만 했다. 곰팡이가 드글거리는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찬물로 머리를 감으면서 더 이상은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