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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진 Apr 01. 2024

이집트로 간 유대인들

아브라함의 후손들

75세에 부름을 받은 아브라함은 100세에 이삭을 낳고 이삭은 60세에 야곱을 낳았으며, 그리고 야곱이 130세가 되었을 무렵 가족 70여 명을 데리고 이집트로 이주했는데, 이들은 3대 거쳐 지금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을 떠돌며 약 215년 유목생활을 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고대문명이 발달한 하란 지역에서 불러내실 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의 자손들을 바다의 모래, 하늘의 별과 같이 많게 하겠다”. 뿐만 아니라, 그의 자녀와 손자에게까지 나타나셔서 이 약속의 말씀을 가끔씩 하셨다. 그러나 이 약속이 지켜지는 분위기를 만드는데만 200년 이상 걸렸다. 그리고 약속이 완전히 지켜지고 이집트에서 탈출하기까지 또 430여 년이 걸렸는데,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말씀이 완전히 성취되기까지 645년이라는 실로 장구한 세월이 흘렀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왜 여호와 하나님은 215년간 유목생활을 하게 하셨고, 또 430년간 당시  정주 문명의 대표 격인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게 하였을까? 


유목적 환경은 한 민족의 인구를 증가시키에는 적합하지 않다. 유목민이 기르는 가축들조차도 그 환경에서는 개체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아주 최소한의 한계점에서 개체수만을 유지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가축의 개체수를 늘리려면 반드시 가두어 놓고 목축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가축들도 환경이 안정적일 때 더 많은 번식이 이루어지는데, 인간 사회도 이와 마찬가지로 안정되고 다양한 환경 조건이 좋을 때 출산을 많이 하게 되어 인구의 증가를 가져온다. 이 주제를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아브라함의 시대는 기원전 약 2160~1990년 경으로 추정된다. 물론 학자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이 시기는 지구적인 저온현상으로 수세기 동안 심각한 기근에 시달렸는데, 성경의 창세기에도 이러한 내용들이 나온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은 크게 번성하지 못하고 소수 유목 부족민에 머물러 있었다. 또한 그 당시의 중동지역의 국제 정세를 살펴보면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초기 수메르 왕조가 붕괴될 때 즈음이었고, 이집트의 고왕국이 무너지고 중간기를 거쳐 중왕국이 성립될 무렵이었으며, 에게 지역은 중기 미노아 문명이 차츰 형성되어 가고 있을 때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국제 사회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과도기 시대였다. 이러한 그 지역의 정세로 인하여 아브라함은 어느 지역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계속 방랑하는 유목의 삶을 살수 밖에 없었다. 


새는 짝짓기 계절이 오면, 암컷과 수컷이 제일 먼저 알을 낳고 부화시킬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몇 날 며칠 마을 주위를 날아다닌다. 그리고 적당한 장소를 찾으면 나뭇가지 등을 모아 둥지를 만들고 때가 되면 그곳에 알을 낳고 부화되어 새끼가 독립해 날아갈 때까지 돌본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을 통하여 행하시는 일들이 아마도 이것과 비슷한 것 같다. 

성경책의 구약(출애굽기 19:4, 신명기 32:11, 이사야 31:5)과 신약(마태복음 23:37, 누가복음 13:34)에도 이러한 비유들이 언급되어 있다.


하나님은 200여 년 동안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정착하여 둥지를 틀고 인구를 증가시킬만한 지구적 환경이 될 때까지 기다리셨고 그들이 믿음의 백성이 될 수 있는 영적인 기초를 단단히 다지셨다. 그리고 국제정세가 안정이 되고 자연환경도 좋아질 무렵,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둥지를 틀만한, 그 당시에 가장 적합한 곳인 이집트 왕국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그곳에서 400여 년 동안 그의 후손들은 인구를 급격하게 늘려갔는데 무려 200만에서 250만 명의 규모로 커졌다. 하나님은 당신이 계획하신 것만큼 인구가 증가하자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이집트에서 나오게 하셨다.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이집트로 이주하여 목축하기 적합한 고센지역에 정착하였으며, 당대에 가장 발전된 이집트 정주문명의 영향을 받아 풍요로운 문화 속에 빠져 즐겼으며, 선택받은 백성이라는 정체성조차도 오래전에 잃어버리고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그들의 인구가 점차 증가하자 이집트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았고 급기야 노예로 전락하여 고통을 당해야만 했다. 하나님이 이들을 노예로 전락시켜 고통을 당하게 하신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인간은 언제나 고통받는 지역에서 하루속히 떠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인간은 고통받는 곳에 머물러 있길 원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찾아 떠나고자 하는 욕망이 내재되어 있다. 만약 이스라엘 백성이 고통을 당하지 않았다면 찬란한 문명사회에서 떠나려 했겠는가?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사연들을 많이 갖고 있다. 70,80년대 힘든 시골 살이를 벗어나 서울로 야반도주하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이들이 야반도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골 살이가 힘들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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