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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진 Apr 11. 2024

40년 광야를 방랑하다

옛 전통과 새로운 문화

이스라엘 민족은 홍해를 건넌 후 시내산에 이르기까지 약 3개월의 여정을 가는 동안 몇 차례 불만들을 드러냈다. 출애굽기 15장에는 3일 동안 광야에서 물을 찾지 못해 갈증으로 죽을 위기에 처하자 백성들이 격렬하게 항의했고 16장에는 고기와 빵을 못 먹어서 아우성을 쳤다. 물론 백성들은 각자에게 먹을 것이 있었다. 하지만 백성들은 정주 문화에서 살았던 그 정서를 잊지 못하고 계속 그것을 요구한 것이다. 

정주 문화의 음식, 화덕 숯불에 수시간 동안 기름을 빼면서 구운 고기 맛은 일품이고, 효모를 넣은 밀가루 반죽을 숯불이 타고 있는 화덕 넣어 구운 빵 맛도 천하제일이다. 이런 고기 맛과 빵 맛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나는 얼마 전 단편 글을 통하여 유목민족의 음식 문화를 잠깐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것을 참조하면 그들의 음식 문화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외에도 수시로 불평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12 정탐꾼 문제로 40년을 광야에서 유목 생활하며 떠도는 신세로 전락했다.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배운 정주 문화의 습관들을 씻어내느라 온갖 고생을 했고, 새로운 문화를 야훼 하나님을 통해 만들어 나갔다.

이집트의 타락한 사회 윤리 대신에 하나님의 거룩한 사회 윤리를, 이집트의 우상 숭배하는 신전의 형태가 아니라, 하나님과 늘 동행하고 그분과 대면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성막의 형태로, 과거의 전통을 고집했던 세대를 새로운 하나님의 법으로 움직이여 나갈 새로운 세대로 교체되어 갔다. 야훼 하나님은 새로운 땅에 새로운 세대가 들어가서 하나님의 법으로 움직이는 모델적 왕국이 세워지길 원했다. 이 작업이 40년 동안 진행된 것이다. 한 세대가 바뀌는데 약 40년이 소요되는데, 이런 의미에서 하나의 공동체(단체, 조)는 40년이 되면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이라는 광야를 떠돌다가 그 수명이 다하여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고, 만약 리모델링에 성공한다면 세대에서 세대를 이어가는 장구한 역사속에 긍정적인 모델로서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시나이 반도를 유랑하던 이스라엘 민족은 당시 가나안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부족들에게 그들이 통과할 수 있도록 요청을 하지만 부족들은 허락하지 않았고 전투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러면 부족들은 왜 이스라엘 민족이 지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목초지가 초토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수 백만의 사람들과 수천만 마리의 가축이 지나가면 목초지에 풀 한 포기 남아있지 않을 것을 두려워했고, 그리고 더 중요한 오아시스들의 수원지가 말라버릴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이들 가나안 부족들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첫 전투가 아멜렉 부족(출 17장)과 있게 되는데, 이 부족과의 악연은 그 후 약 천년 동안 지속되고 에스더 시대에 이르러 하만으로 인해 종지부를 찍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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