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저녁

- 8월 -

by 캄이브

8월의 마지막 저녁,

바람이 조금 다르다.


여름이 발자국을 거두고,
가을이 문을 두드린다.


아이들의 웃음

바람보다 먼저 달려온다.


낮게 기운 햇살이
식탁 위에 내려앉고,
우리는 둘러앉았다.


작은 입이 종알종알,
그 소리에 계절이 바뀌는 걸 잊는다.


나는 그저 웃는다.

그냥 밥을 먹는 일인데,
왜 이렇게 따뜻할까.
왜 이렇게 오래 남을까.


오늘이,
8월의 끝에서 건져 올린
가장 따뜻한 시간이다.


- 캄이브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