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3.(음력 7.1.)
처서를 맞은 가로수,
폭염 속에서도
가랑잎은 한 잎, 두 잎
작은 고백처럼 떨어진다.
하지만
소란한 매미 소리
익어가는 대지 위에
여전히 불길 같은 열기가 감돈다.
지구는 앓은 숨을 토하고,
아이들은 열꽃을 피운다.
나 또한 바쁜 하루에
짧은 쉼을 빌린다.
언젠가 바람이
이 뜨거운 계절을 걷어내고,
숨 가쁜 일상에
느린 그림자를 드리우면,
매미의 노래가 저문 자리,
우리 마음에도
첫 이슬처럼 맑은
가을이 내려앉겠지.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