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의 평온을 건너
다시 짐을 꾸려
하얀 벽 사이로 돌아온다.
잡히지 않는 열은
보이지 않는 불길이 되어
작은 몸을 흔들고,
나는 차라리
그 불을 대신 삼키고 싶다.
“엄마, 이젠 안 아프고 싶어.”
엉엉 울음에 잠긴 목소리,
그 한마디가
병실의 공기를 가르고
내 심장을 산산이 부순다.
불행은 번개처럼 오지 않았다.
느리게, 집요하게
일상에 가장 따뜻한 부분을
갉아먹으며 스며들었다.
단조롭고 평이한 날들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나는 다시금 깨닫는다.
결국 행복은
큰 약속도, 거창한 꿈도 아닌,
아무 일 없는 하루의 반복,
건강이라는 가장 소박한 기적이었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이 열이 지나가면
잊고 있던 햇살이 창가에 앉고
평범한 웃음을 돌아오리라.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