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 출근 -

by 캄이브

오늘도

병원으로 출근한다.


연말부터 시작된

새로운 출근지.


소아과, 피부과, 안과,

내과, 비뇨기과.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첫째독감
출근 카드를 찍으면
넷째독감
퇴근을 막는다.


진료실 앞에서는
가족 단위로 대기 중,
아픔도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린다.


검사실 안에서는
면봉 하나로
콧속과 전면전,
끝에서 시작된 울음
대기실 소음을 잠시 멈춘다.


주사실에서는
주사 바늘과의 단판 승부,
눈물은 먼저 나오고
용기는 늘 한 박자 늦다.


침상은 늘 만석,
잠깐 누웠다 가는 아픔들로
회전율만 유난히 빠르다.


주차장도, 약국
사람이 넘쳐나는 계절,
유행하는 독감,
이런 유행쯤은
차라리

품절이었으면 좋겠다.


고열에 며칠을 내주고도
아이들은 또 자라고,
아프면서 크는 중이라는 말에
나는 오늘도
고개를 끄덕인다.


아픈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 한켠에서
같은 처방이 반복된다.


차라리
이 모든 아픔이
내가 옮겨오면

좋겠다고.


- 캄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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