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후배들을 다시 세우고 싶은 어느 ‘행정 포로’의 고백
사실 제 꿈은 교단에 서는 선생님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난은 꿈을 기다려주지 않았고, 어느 날 이장님과 크게 다투고 오신 아버지는 밥상머리에서 툭 던지셨습니다. "덕림아, 면 서기라도 해라." 불공정한 세상을 아들이라도 바로잡아주길 바랐던 시골 촌로의 전략적인 권유였지요. 그렇게 저는 정말 '면 서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고향 땅은 4개월밖에 밟지 못했는데, 그 이후 퇴직할 때까지 한 번도 읍면동으로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승진 때마다 주변에선 "무슨 배경이 있길래 본청에만 있느냐"며 수군거렸습니다. 배경이라곤 이장님도 못 이긴 우리 아버지뿐인데 말입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시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제안을 던질 때마다 윗분들은 **"그럼 네가 한번 해봐라"**며 저를 붙잡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제 열정에 스스로 포로가 되어 평생을 현장에서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만날 때마다 두 가지를 강조하셨습니다. "공직자는 공정해야 한다. 그리고 당당해라."
처음엔 그저 당연한 소리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 말씀은 제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부정한 청탁이 들어올 때마다 아버님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슬기롭게 거절했습니다. 그래야만 다음 날 아침 출근길이 당당했고, 누구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할 때 어깨를 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당당함'이 바로 저를 '행정의 달인'으로 이끈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강연 현장에서 만난 2년 차 신규 공무원과 국가 사무관들의 고백은 제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2년 동안 가장 많이 들은 소리는 '대충 해, 중요한 거 아니야'였습니다. 그런데 강사님 강의를 듣고 제가 하는 따분한 업무가 차곡차곡 쌓여 위대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열심히 일할수록 시기와 질투를 받았습니다. 어느 순간 튀지 말자고 다짐하며 소극행정 뒤로 숨어버린 저를 발견했습니다."
교육부 사무관을 비롯해 수많은 후배가 보내온 장문의 메일에는 공직 사회의 차가운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일하고 싶은 갈망이 동시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의 흔들리는 뚝심을 다시 세워주는 것, 그것이 제가 이 단상에 계속 서야만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지난 2025년 말, 한국행정연구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의 글을 실어도 공직 사회가 변하지 않으니, 제 생생한 사례를 담아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처음엔 복잡한 주석과 형식 때문에 거절도 했지만, 그들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펜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리더십 혁신' 특집 글은 학술적인 이론이 아닌, 화장실 바닥에서 노트북을 켰던 한 공무원의 절박한 실천 기록이었습니다. 제 강의가 조금 부족하다면, 2023년 한국행정연구원 리더십연구 학술지에 게재된 저의 글을 꼭 한번 찾아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곳에 제가 토해내고 싶었던 적극행정의 모든 정수를 담았습니다.
동료 여러분, 우리는 단순히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총감독'인 동시에 머슴입니다. 부디 당당하십시오. 여러분의 열정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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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강의는 주도적인 삶과 적극행정의 의미와 성과에 대하여 게시할 계획입니다.